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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美 연준 금리 인상 우려에 하락

美·이란 충돌에도 안전자산 매수 제한
현물 금 온스당 4061달러…4개월 연속 월간 하락 흐름
미국과 이란 재충돌로 유가가 오르며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자 안전자산인 금값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이란 재충돌로 유가가 오르며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자 안전자산인 금값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사진=챗GPT

미국과 이란의 충돌에도 금값은 하락했다. 중동지역의 긴장이 커지면 금값이 오르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하면서 이자를 주지 않는 금의 매력을 낮췄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이란의 최근 걸프 지역 충돌로 유가가 상승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며 금값이 약세를 보였다고 2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오전 기준 현물 금은 전 거래일보다 0.7% 내린 온스당 4061.51달러(약 627만원)에 거래됐다. 8월 인도분 미국 금 선물은 0.5% 하락한 온스당 4076.20달러(약 629만원)를 기록했다. 금값은 이달까지 10.5% 떨어지며 4개월 연속 월간 하락세를 향하고 있다.

◇ 중동 충돌에도 금값은 약세

최근 금값 흐름은 중동지역의 긴장이 커질 때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난다는 일반적 공식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주말 사이 다시 군사 충돌을 벌였다. 앞서 이란은 28일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미국 군사시설을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국제유가는 이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원유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 에너지 비용을 통해 물가 압력이 커질 수 있고, 시장은 이를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연결해 보고 있다.

팀 워터러 KCM트레이드 수석 시장분석가는 “미국과 이란이 주말 사이 다시 충돌하면서 유가가 낮은 수준에 얼마나 오래 머물 수 있을지, 더 넓게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전망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고 밝혔다.

금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는 자산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금은 이자나 배당을 주지 않는다. 금리가 높아지면 채권과 달러성 자산의 상대적 매력이 커지고, 금 보유의 기회비용은 높아진다. 이번 시장에서는 중동 불안보다 금리 인상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한 셈이다.

◇ 美·이란 대화 재개에도 불확실성 여전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최근 걸프 지역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분쟁과 관련한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당국자는 양측이 충돌을 멈추고 협상으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 불안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다. 이 지역에서 군사 충돌이 반복되면 실제 공급 차질 여부와 관계없이 원유시장에는 위험 프리미엄이 붙는다.

유가가 다시 오르면 물가 둔화 기대는 약해질 수 있다. 이는 연준이 금리를 더 오래 높게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금값에는 부담이다.

◇ 시장,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 반영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올해 연준이 세 차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약 80%로 평가된다.

금리 전망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에 따라 다시 흔들릴 수 있다. 시장은 6월 ADP 민간고용 보고서와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면 연준의 긴축 명분은 커지고 금값에는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고용 둔화가 확인되면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지고 금값 반등 여지가 생길 수 있다. 다만 현재 시장의 초점은 유가와 물가, 연준 금리 경로가 서로 맞물리는 구조에 맞춰져 있다.

◇ 은은 하락, 백금·팔라듐은 상승


다른 귀금속 가격은 엇갈렸다. 현물 은은 0.9% 내린 온스당 58.64달러(약 9만1000원)를 기록했다. 백금은 0.1% 오른 온스당 1616.55달러(약 250만원), 팔라듐은 1% 상승한 온스당 1221.29달러(약 189만원)에 거래됐다.

워터러 분석가는 금값이 올해 다시 온스당 5000달러(약 772만원) 선을 볼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중동 긴장 완화가 더 진전되고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안정돼 인플레이션 충격이 줄어들어야 한다고 봤다. 달러 약세도 금값 반등의 조건으로 꼽았다.

금시장은 현재 두 가지 힘 사이에 놓여 있다. 중동 불안은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하지만 유가 상승과 금리 인상 기대는 금값을 누른다. 이번 하락은 지정학적 위험이 커져도 고금리 전망이 강하면 금값이 곧바로 오르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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