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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IP 기술로 무장…파키스탄 잠수함, 벵골만 55년 만의 재진입

1호함 'PNS 한고르' 입항…수 주간 심해 은밀 매복 스텔스
아라비아해 고립 탈피…中 인도양 함대와 '양면 압박' 전개
파키스탄 한고르급 잠수함. 중국의 최신 AIP 기술을 이식받은 이 스텔스 잠수함은 수 주간의 은밀 잠항 능력을 앞세워 인도의 동부 영해인 벵골만 재진입을 선언, 남아시아 안보 지형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웨이보이미지 확대보기
파키스탄 한고르급 잠수함. 중국의 최신 AIP 기술을 이식받은 이 스텔스 잠수함은 수 주간의 은밀 잠항 능력을 앞세워 인도의 동부 영해인 벵골만 재진입을 선언, 남아시아 안보 지형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웨이보

인도-파키스탄 간의 해상 주도권을 둘러싼 남아시아 바다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과거 1971년 전쟁 당시 벵골만에서 인도 해군에 치명적인 봉쇄를 당하며 궤멸했던 파키스탄 해군이, 반세기 만에 중국 기술로 전격 무장한 첨단 스텔스 잠수함을 앞세워 인도의 동부 전방 앞마당을 다시 정조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홍콩 유력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현지 시각) 파키스탄이 중국으로부터 도입한 차세대 한고르(Hangor)급 잠수함의 1호함인 'PNS 한고르'가 지난 6월 11일 모기지인 카라치(Karachi) 항에 전격 입항했다고 전했다. 총 8척이 건조되는 이번 대형 프로젝트는 4척을 중국 현지에서 직도입해 신속 전력화하고, 나머지 4척은 파키스탄 카라치 조선소에서 직접 조립·생산해 자국 조선 산업 역량을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인도 군함 격침했던 '한고르'의 부활…벵골만 직접 타격권 가동


'한고르'라는 함명은 1971년 12월 전쟁 당시 아라비아해에서 인도 해군의 대잠 호위함 'INS 쿠크리(Khukri)'를 격침했던 파키스탄의 전설적인 다프네(Daphne)급 잠수함에서 따왔다. 이는 일방적인 열세 속에서 파키스탄 해군이 거둔 유일무이한 승리의 기억이다. 이번 중국으로부터의 호송 항해를 지휘한 오메르 파루크(Omer Farooq) 해군 준장(Commodore)은 "PNS 한고르는 단순한 함정 추가를 넘어선 게임 체인저"라며 "파키스탄 영해를 넘어 인도가 자국 안보의 핵심 보루로 여겨온 동부 벵골만 깊숙한 곳까지 작전 반경을 확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파키스탄 해군이 인도의 동부 해군사령부와 니코바르 전략기지가 위치한 벵골만에 수중 전력을 재진입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은 1971년 동파키스탄(현 방글라데시) 분리 독립 전쟁 패배 이후 55년 만에 처음이다. 독립 해양안보 분석가인 스와란 싱(Swaran Singh) 교수는 "이번 배치는 즉각적인 군사적 타격력보다 인도의 동·서부 해안을 동시에 흔들겠다는 대담한 지정학적 상징성"이라고 평가했다.

디젤 한계 깬 'AIP 스텔스'…인도의 물량 공세에 '질적 균형'으로 맞불


PNS 한고르의 최대 무기는 중국의 최신형 공기불요추진(AIP) 기술이다. 기술적으로는 스텔스 성능 혁신을 이루어냈다. 주기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와 스노클(흡배기탑)을 노출하고 디젤 엔진을 돌려 배터리를 충전해야 했던 노후한 '아고스타(Agosta)'급 잠수함들과 달리, AIP가 탑재된 한고르급은 산소 공급 없이 심해에서 수 주 동안 완전히 매복 항해할 수 있다. 이는 인도가 자랑하는 대잠 초계기의 추적 범위를 피하는 고도의 저탐지 스텔스 능력을 제공한다.

아울러 압도적인 수적 열세를 만회할 비대칭 억제력도 확보했다. 현재 파키스탄은 5척의 디젤 잠수함과 특수작전용 소형 잠수함 3척을 보유한 반면, 인도는 3척의 원자력 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을 포함해 총 19척의 거대 함대를 운용 중이다. 압둘 모이즈 칸(Abdul Moiz Khan) 이슬람마바드 국제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우리는 양적 군비 경쟁을 원치 않는다"라며 "인도가 아라비아해를 봉쇄하더라도 한고르급의 정밀 타격력과 은밀성을 활용해 인도의 동부 해안 정밀 산업 지대를 타격할 수 있는 '상호확증파괴(MAD)' 수준의 질적 균형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중국-파키스탄' 수중 네트워크 완성…인도 안보의 '불확실성' 폭증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단순히 파키스탄 잠수함 한 척의 등장이 아니다. PNS 한고르의 등장은 지상 전투기(JF-17), 프리깃함, 미사일 시스템에 이어 해군 전력까지 중국 방산 체제와 연계되는 '친중 방산 동맹'의 결과물이다. 중국은 이미 인도양에 최대 8척의 군함을 상시 배치하고 지부티 군사기지, 파키스탄 과다르(Gwadar) 항, 스리랑카 함반토타(Hambantota) 항의 접근권을 쥐고 인도를 압박해 왔다.

만약 파키스탄의 스텔스 잠수함들이 중국의 정찰 플랫폼과 실시간 네트워크로 연동될 경우, 인도는 동부와 서부 해안 전체에서 양면 압박을 받게 된다. 전 파키스탄 공군 전술지휘관인 술탄 마흐무드 할리(Sultan Mahmood Hali) 대령은 "해군력은 배의 숫자가 아니라 적의 인식을 바꾸고 결의를 보여주는 문제"라며 뉴델리를 향한 강력한 경고임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5월 나흘간의 전면전급 무력 충돌 이후 양국이 군 현대화에 사활을 건 상황에서, 벵골만의 지형적 우위와 P-8I 대잠초계기 인프라를 신뢰하던 인도는 이제 주변 해역을 잠식해 들어오는 중국-파키스탄 연합 수중 생태계라는 거대한 '불확실성의 증폭'에 직면하게 됐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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