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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망 대호황 탄 美 콴타, 효성중공업과 손잡고 ‘차단기 현지 생산’으로 장비 부족 뚫는다

효성 하이코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합작법인 설립 계약 체결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폭증 속, 440억 달러 역대급 수주 잔고 소화할 핵심 열쇠
전기 판매나 데이터센터 소유 대신 ‘송전선·변전소 건설’에만 집중하는 알짜배기 인프라 기업
북미 최대의 전력망 건설 기업인 콴타 서비스가 한국의 효성중공업과 손을 잡고 핵심 장비 내재화에 나섰다. 사진=콴타 서비스이미지 확대보기
북미 최대의 전력망 건설 기업인 콴타 서비스가 한국의 효성중공업과 손을 잡고 핵심 장비 내재화에 나섰다. 사진=콴타 서비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확장과 미국의 노후한 전력망 교체 주기가 맞물려 이른바 ‘전력 인프라 대호황(슈퍼사이클)’이 도래한 가운데, 북미 최대의 전력망 건설 기업인 콴타 서비스(Quanta Services, 뉴욕증시 티커: PWR)가 한국의 효성중공업과 손을 잡고 핵심 장비 내재화에 나섰다.
전 세계적인 전력 기기 공급 부족 문제를 미국 현지 합작 생산을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대담한 실리주의 전략이다.

28일(현지시각) 글로벌 금융·기업 분석 전문 매체 심플리 월스트리트(Simply Wall St) 보도에 따르면, 콴타 서비스는 효성중공업의 미국 자회사인 효성 하이코(Hyosung HICO)와 가스 절연 고전압 차단기(GCB)를 생산하는 합작법인 ‘효성 하이코 브레이커(HYOSUNG HICO BREAKER, LLC)’를 전격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며 금융 시장에서는 콴타 서비스의 기업 가치와 향후 성장성에 대한 분석가들의 논의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1조 원 규모 장비 생산망 미국에 구축… 7월 법인 설립 후 10월 본격 가동


이번 계약에 따라 양사는 오는 7월 중 미국 현지 법인 설립 절차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10월부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캐넌스버그(Canonsburg)에 위치한 콴타의 기존 공장 부지에서 72.5킬로볼트부터 800킬로볼트급에 이르는 초고압 가스 차단기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한국 전력기기 업체가 미국 본토에 초고압 차단기 생산기지를 세우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북미 차단기 시장 규모는 2024년 48억 달러에서 오는 2034년 96억 달러(약 14조 7,000억 원)까지 가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알짜배기 시장이다.

콴타 서비스는 전기를 직접 팔거나 데이터센터를 소유하지 않고, 엔비디아의 반도체 칩을 만들지도 않는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전력망 고도화에 필수적인 송전선, 변전소, 배전 시스템, 지하 관로 등 물리적인 핵심 인프라를 직접 설계하고 건설해 주는 대표적인 ‘숨은 수혜 기업’이다.

실제로 콴타 서비스는 지난해 2025년 한 해에만 285억 달러의 매출과 29억 달러의 영업이익(조정 EBITDA)을 거두었으며, 연말 기준 무려 440억 달러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일감(수주 잔고)을 쌓아 올렸다.

이번 효성중공업과의 동맹은 전 세계적인 전력 장비 공급 병목 현상 속에서 핵심 기자재인 초고압 차단기를 현지에서 적기에 직접 조달해, 쌓여 있는 천문학적인 일감을 빠르게 수익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주가수익비율(PER) 93배의 고평가 논란… 시장의 높은 기대감 증명


콴타 서비스의 견고한 성장세에 힘입어 최근 주가는 1년간 주주 총수익률 80.6%, 최근 90일간 28.9%라는 놀라운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합작법인 발표 당일에는 단기 과열에 따른 숨 고르기로 주가가 4.3% 하락한 687.87달러로 마감했으나, 다수의 금융 분석가들이 제시하는 적정 주가인 710달러 선에는 여전히 약 3.1%가량 저평가되어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콴타 서비스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93.4배까지 치솟은 점을 두고 매서운 경고등을 켜고 있다. 이는 미국 전체 건설 업계 평균인 47.1배나 경쟁 동종 업계 평균인 54.9배와 비교해도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투자자들이 미래의 성장 가치를 미리 반영해 주가에 상당한 웃돈(프리미엄)을 얹어주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향후 전력망이나 데이터센터 건설 승인이 정부 규제에 막혀 예상보다 지연되거나, 대형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해 마진 이익률이 떨어질 경우 주가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조현준 회장의 직접 담판이 만든 결실… 미국 시장 ‘종합 전력 솔루션’ 목표


이번 합작법인 성사는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이 지난 3월 미국 현지에서 콴타 서비스의 최고경영자(CEO) 및 핵심 경영진을 직접 만나 최종 합의를 이끌어낸 실리 외교의 결과물로 알려졌다.

효성중공업은 이미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초고압 변압기 공장에 총 3억 달러를 투자해 대대적인 증설을 진행 중이다. 이번 차단기 합작 공장까지 가동되면 효성중공업은 미국 시장 내에서 변압기와 차단기 생산 능력을 모두 갖춘 유일한 한국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된다.

강대국의 보호무역주의 장벽과 글로벌 공급망 차단 조치 속에서, 핵심 부품의 자체 조달 능력을 확보해 안정적인 인프라 시공력을 증명하려는 미국 건설 공룡 콴타와 한국 전력 업계의 기술력이 만들어낼 시너지 효과에 전 세계 금융 자본가들의 매서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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