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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호르무즈 통제권' 충돌… 4일째 교전에 평화협정 벼랑 끝

협정 서명 12일 만에 상호 보복 공습 반복, 스위스 기술협상 중단 위기
유가 배럴당 72달러로 급락… 서학개미 에너지株 긴급 점검해야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 상태와 그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시각화한 이미지.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 상태와 그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시각화한 이미지. 이미지=제미나이3

중동 평화의 마지막 버팀목으로 기대를 모았던 미국·이란 양측의 전쟁종식 양해각서(MOU)가 서명 12일 만에 붕괴 직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CNBC, 로이터, CBS 뉴스 등 주요 외신이 28일(현지시각) 일제히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 드론이 파나마 선적 유조선 M/T 기쿠(Kiku)를 타격한 것을 빌미로 이란 군사시설 10곳을 추가 폭격했고,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쿠웨이트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와 바레인 제5해군함대 기지 등 8개 미군 시설을 드론·탄도미사일로 역습했다. 네 번째 연속 교전이다.

"이란은 존재하지 않게 될 것"… 트럼프, 최후통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각)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우리가 합리적으로 행동할 수 없는 시점이 올 수 있으며, 그때는 이미 매우 성공적으로 시작한 작전을 군사적으로 완수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즉각 "미국의 어떠한 도발에도 '분쇄적 대응'이 있을 것"이라며 "휴전 위반은 모든 외교 프로세스의 완전한 중단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맞섰다.

미 CENTCOM은 이번 공습 대상을 "이란 군사 감시 인프라, 통신 시스템, 방공 진지, 드론 저장 시설, 기뢰 부설 능력" 이라고 밝혔다. 미 관리는 CNN에 이란이 쿠웨이트·바레인에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이 모두 요격되거나 목표물 타격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번 교전의 표면적 도화선은 유조선 기쿠 피격이지만, 이면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양측의 해석 충돌이 자리한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크치는 28일 바그다드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교통 관리와 전면 복구는 이란의 책임"이라며 "다른 국가나 기관은 이에 대한 책임이나 권한이 없다"고 못 박았다. 미국이 오만 연안을 우회하는 남방 항로를 독자 개설한 데 대한 반발이다.

스위스 기술협상 '사실상 중단'… MOU 60일 시한 절반이 사라졌다


파키스탄의 협상 관계자는 CNBC에 "협상은 현재 중단 상태이지만, 모든 당사자가 논의 재개 신호를 기다리며 스위스에 대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아무것도 취소되지 않았다"며 "MOU 이행을 위한 기술협상은 계획대로 수일 내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으나, 양측이 4일 연속 포격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서명한 MOU는 60일간의 협상을 거쳐 최종 합의에 도달한다는 구조다. 핵심 의제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란 핵프로그램, 레바논 전선 종식 등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각) 스위스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주도로 첫 기술협상이 열려 호르무즈 '충돌 방지 채널(hotline)' 설치에 합의했지만, 이 핫라인은 28일 현재까지 가동되지 않고 있다고 Axios가 전했다.

레바논 전선도 또 다른 뇌관이다. 지난 26일 루비오 국무장관이 중재한 이스라엘·레바논 안보 협정이 서명됐지만,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무장 해제 전까지 레바논 남부 점령 지역에서 철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철수가 최종 합의의 전제 조건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레바논 변수가 미·이란 협상의 발목을 잡는 구도가 지속되고 있다.

유가 배럴당 72달러 선 붕괴… 전쟁 전 수준 회복 중


국제유가는 교전 재개에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7일(현지시각) 국제 기준유인 브렌트유 8월물은 전일 대비 4.34% 내린 배럴당 71.99달러(약 11만 720원)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3.74% 하락한 배럴당 69.23달러(약 10만 6475원)에 마감했다.

WTI가 배럴당 70달러를 밑돈 것은 전쟁 발발 이틀 전인 지난 2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전쟁 발발로 국제유가는 한때 2026년 고점 대비 50% 이상 치솟았지만, 이후 MOU 기대감과 오만 우회 항로 가동으로 약 2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싱가포르 소재 원자재 분석사 반다 인사이트(Vanda Insights) 창업자 반다나 하리는 알자지라에 "유가 하락은 전적으로 심리적 선행 반영"이라며 "시장이 최선의 시나리오를 이미 반영하고 있어 지정학적 재발 위험이 충분히 가격에 담기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분쟁이 해소되지 않는 한, 유가의 변동성은 당분간 에너지 관련 투자 판단을 어렵게 만드는 핵심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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