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롤스로이스, 美 베르노바 제쳤다… SMR 판 뒤흔든 유럽 공급망 '탈원전 폐기'

스웨덴, 지정학 리스크 낮춘 '유럽 공급망' 선택… 수십억 파운드 3기 동시 건설
신기술 실증부터 빅테크 수요 확대까지… 원전 부흥기 투자 지표 3가지
인공지능(AI)발 전력 수요 급증 속에 유럽이 ‘공급망 안정성’을 앞세워 미국을 제쳤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발 전력 수요 급증 속에 유럽이 ‘공급망 안정성’을 앞세워 미국을 제쳤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발 전력 수요 급증 속에 유럽이 공급망 안정성을 앞세워 미국을 제쳤다.

블룸버그통신은 15(현지시각) 스웨덴 국영 전력회사 바텐팔이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공급사로 미국 GE베르노바를 제치고 영국 롤스로이스를 최종 낙점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수십억 파운드 규모에 달하며, 설계 기준 약 470메가와트(MW)급 원자로 3기를 동시에 건설하는 대형 사업이다.

가격·납기·유럽 규제 적합성 등 복합 평가에서 우위를 점하고 지정학적 안정성이 높은 역내 공급망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세계가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인정하고 원자력으로 선회하면서 국내외 원전 부품사들의 주가와 인프라 펀드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번 수주전이 던진 글로벌 원전 부흥기의 핵심 변수를 주목해야할 이유다.

미국 제친 유럽 공급망의 부상… 국내 기자재 업체 반사이익 주목

바텐팔의 안나 보로그 최고경영자(CEO)는 스톡홀름 브리핑에서 "롤스로이스의 제안이 공급망과 공사 기간, 수익성 측면에서 가장 우수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요 부품 공급업체들이 지리적으로 가까워 물류 교란과 지정학적 영향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강조했다.

롤스로이스는 영국과 체코에 이어 스웨덴 시장까지 선점하며 유럽 SMR 시장의 주도권을 쥐었다. 2022년 총선 이후 탈원전 정책을 공식 폐기한 스웨덴은 오는 2030년대 중반 가동을 목표로 복수 원자로를 동시에 안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롤스로이스 SMR 공급망에 진입했거나 유럽 규제 표준에 맞춘 주단조, 원자로 압력용기, 증기발생기, 밸브 등 핵심 기자재를 납품하는 국내 원전 전력설비 기업들의 수혜 가능성이 커진다.

비핵 실증 설비 통한 기술 다변화… 나스닥 상장과 미국 시장 연계


이탈리아에서는 원전 건설 비용과 인허가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출 혁신적 실험이 시작됐다. 전문 매체 오토노션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에네아(ENEA) 브라시모네 연구소는 핵심 용기 무게만 155t에 달하는 납냉각고속로(LFR) 실물 크기 시연 장치 '프리커서'를 연내 완공한다.

이 장치는 핵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열유동 검증 장치(비핵 실증 설비). 상업화 이전 단계에서 인허가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가치의 선행 지표로 평가된다. 우라늄 연료 없이 전기 히터로 열을 내어 액체 납을 순환시키고 실제 전력을 생산하는 예행연습을 진행한다. 냉각재 성능을 핵연료 투입 전에 검증해 안전 규제 승인 기간을 단축하는 전략이다.

개발사인 뉴클레오는 미국 오클로와 손잡고 미국 에너지부의 '잉여 플루토늄 활용 프로그램' 참여를 확정했다. 다만 상업화까지는 규제 승인 및 연료 공급 체계 확보가 변수로 꼽힌다. 뉴클레오는 올 하반기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뉴홀드 인베스트먼트와의 합병을 통해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어 서학개미들의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빅테크가 이끄는 전력 확보 전쟁… 한국형 원전 서사 다변화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는 지난 14일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안정적인 저탄소 전력원 확보를 위해 원전 지지 서사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원자력 발전을 낙관하며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원전 설비투자(CAPEX) 규모는 지난 5년간 약 70% 급증해 2025년 기준 750억 달러(113조 원)에 달하며, 빅테크의 전력 수요 확충 움직임과 맞물려 2030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151조 원)를 돌파할 전망이다.

과거 원전 제로를 선언했던 국가들의 유턴도 빨라진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달 초 2050년까지 최대 14기의 원자로를 재건해 16기가와트(GW)의 용량을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중국은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인 60기의 원자로를 가동 중이며, 올해만 7기를 추가로 켜고 36기를 동시 건설하고 있다. 원전 전면 폐기를 단행했던 독일 정치권조차 "과거 원전 가동 중단은 심각한 실수였다"고 공식 인정하는 처지다.

국내 자본시장 역시 단순 시공을 넘어 빅테크 기업과 장기 고정가격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인 전력구매계약(PPA)을 맺는 원전 자산운용 부문으로 시각을 넓혀야 하는 이유다. 글로벌 원전 시장의 흐름은 단순한 정책 변화를 넘어 국가와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핵심 변수다.

투자자 핵심 체크 포인트


증권가 및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원전 부흥기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때 점검해야 할 핵심 체크포인트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유럽 역내 공급망의 완성도를 확인해야 한다. 롤스로이스 수주에서 보듯 지리적 인접성과 물류 안정성이 수주 성패를 가르므로 유럽 정밀 부품망에 진입한 국내 핵심 기자재 업체를 선별해야 한다.

둘째, 차세대 냉각재 기술의 상용화 속도를 주시해야 한다. 이탈리아의 액체 납 실험처럼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신기술 보유 기업을 주목하되 규제 승인과 연료 공급 체계 확보 여부를 함께 검증해야 한다.

셋째, 빅테크 기업의 원전 자금 지원 규모를 점검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실질적 재원을 가진 테크 기업과 직접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맺거나 공동 투자에 나서는 원전 자산 수혜주가 유망하다.

자국 중심의 안전한 에너지원을 확보하려는 청정에너지 인프라 구축 경쟁은 향후 글로벌 자본의 흐름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