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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SPCX 상장 오늘… 억만장자들은 '다음 종목' 이미 샀다

공모가 135달러·기업가치 2692조 원 역대 최대 IPO 나스닥 개장
패밀리오피스, 로켓株 대신 방산·위성 인프라 조용히 선점
서학개미 주목… 美 우주 방산株 올해 70% 급등, 다음 수혜주는
스페이스X 상장 속, 억만장자 투자회사들은 화려한 로켓 대신 실질적인 수익성이 보장되는 방산 및 위성 인프라 관련주를 조용히 선점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스페이스X 상장 속, 억만장자 투자회사들은 화려한 로켓 대신 실질적인 수익성이 보장되는 방산 및 위성 인프라 관련주를 조용히 선점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스페이스X(SpaceX)가 현지시각 12일 나스닥에 공모가 135달러, 기업가치 약 1조 7700억 달러(약 2692조 원)로 역대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단행하는 오늘,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개인 투자회사인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들은 이미 '그다음 종목'을 조용히 선점한 것으로 드러났다.
CNBC는 현지시각 11일 이들 패밀리오피스가 일론 머스크의 이름값보다 방산·위성 인프라 성격의 우주 관련 기업에 베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역대 최대 IPO, 억만장자 투자회사 수혜 확정

스페이스X는 이날 나스닥에 티커 'SPCX'로 거래를 시작한다. 2019년 사우디아람코의 공모 조달액 294억 달러(약 44조 원) 기록을 두 배 이상 뛰어넘는 750억 달러(약 114조 원) 이상을 공모 시장에서 끌어모으겠다는 목표로, 글로벌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다. 한국 시간으로 오늘 밤 10시 30분 나스닥 개장과 동시에 거래가 시작돼 서학개미들에게도 직접 매수 기회가 열린다.
이번 IPO의 직접 수혜자 명단에는 이베이(eBay) 전 사장 제프 스콜(Jeff Skoll)과 자동차 부품 유통업체 오토존(AutoZone) 창업자 핏 하이드(Pitt Hyde)의 투자회사가 올라 있다. 두 사람의 개인 투자회사는 스페이스X에 일찌감치 자금을 넣어뒀다.

코스메틱 기업 상속인 출신 벤처투자자 게리 로더(Gary Lauder)는 특수목적법인(SPV)과 두 개의 벤처펀드를 통해 스페이스X에 투자했다. 로더는 CNBC에 "우주 관광 가능성보다 스타링크(Starlink) 위성 기술의 경쟁력에 주목했다"며 "우주는 중요한 통신 수단일 뿐"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투자회사 인피니타스캐피탈(Infinitas Capital)의 로빈 로버(Robin Lauber) 대표는 IPO 직전 보유 지분 일부를 적정 할인가에 팔려 했으나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초기 투자 원금을 회수하기 위해 락업(lock-up) 기간이 걸린 주식 일부를 할인가에 매도하고 나머지 주식의 향방을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큰손들이 SPCX 대신 조용히 담은 종목들


IPO 열기와 별개로, 패밀리오피스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 이외의 우주 관련 투자처를 뚜렷한 기준으로 고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화려한 우주 탐사 스토리보다 실질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산·인프라 분야에 무게를 두는 방향이다.

2024년 자신의 이름을 딴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한 제이슨 블랭크(Jason Blanck)는 "공개 시장은 로켓 발사 빈도나 비행 개발 비용 논쟁에 집중하지만, 장기 자본을 운용하는 내 처지에서 보면 실제 서사는 완전히 달라졌다"며 "임무 수행에 필수적인 하드웨어와 데이터 네트워크 같은 기반 인프라 기업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30년 이상 항공우주·방산 분야에서 활동해 온 애드미럴티파트너스(Admiralty Partners)의 존 커틀러(Jon Kutler) 대표의 시각은 더 직설적이다.

미 해군 10년 복무 후 1980년대 초 항공우주·방산 분야 투자은행가로 일했던 커틀러는 1992년 자신의 투자회사를 설립할 당시 상사 브루스 워서스타인(Bruce Wasserstein)에게 "바보짓"이라는 말을 들었다.

냉전 종식으로 방산 지출이 끝날 것이라는 이유였다. 커틀러는 CNBC에 "인류 역사를 보면 우리는 그다지 평화로운 존재가 아니다"며 "방위산업 지출의 종언을 선언하는 게 오히려 말이 안 됐고, 나는 내 자본과 시간을 걸어 그 반대에 베팅할 의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커틀러가 현재 투자 중인 나스닥 상장사 파이어플라이에어로스페이스(Firefly Aerospace·티커 FLY)는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과 미 우주군(U.S. Space Force)을 주요 고객으로 둔 로켓 제조사다.

파이어플라이 주가는 올해 들어 70% 이상 올랐다. 자회사 사이텍(SciTec)은 지난달 미 우주군의 '골든돔(Golden Dome)'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 프로그램 관련 계약 업체 20곳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해당 프로그램의 전체 계약 규모는 최대 32억 달러(약 4조 8700억 원)에 이른다.

로버는 유럽 우주 기업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독일의 위성 발사 서비스 업체 이자르에어로스페이스(Isar Aerospace)를 검토 중이며, 스페이스X 출신이 창업 파트너로 참여한 알파인스페이스벤처스(Alpine Space Ventures)의 신규 펀드 참여도 저울질하고 있다. 그는 "유럽 주권이 모든 분야에서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방산 예산은 안정적, 상업 우주엔 리스크 경고


커틀러는 스페이스X IPO 열기가 항공우주 투자의 현실적인 위험을 가린다고 경고했다. "방위 지출은 정권 우선순위에 따라 오르내리겠지만 최종 수요 시장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반면 화성 탐사 같은 우주 탐험 기업은 연방 정부 지출이 일정하지 않아 수익성 확보 경로가 훨씬 험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지금 상황만 보고 상업용 우주 기업이 모든 문제의 해답이라고 생각하는 유혹이 있다"면서도 "비용을 모두 분산해 계산해 보면 그 과정이 매우 오래 걸리며, 초기 정부 투자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열쇠였다"고 말했다.

미 정부의 연구 자금 삭감이 미래 스타트업 공급망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일반 사모펀드와 달리 정해진 만기 없이 장기 투자가 가능한 패밀리오피스의 구조적 이점이, 불확실성이 큰 항공우주 분야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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