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유리기판·침수냉각 결합한 랙 단위 'AI 팩토리' 수직통합 구체화
삼성전자, 수직 열경로 'HPB' 내장한 HBM5 최초 공개…파운드리 턴키로 정면돌파
삼성전자, 수직 열경로 'HPB' 내장한 HBM5 최초 공개…파운드리 턴키로 정면돌파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패권 경쟁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단품 공급을 넘어 'GPU-HBM-서버-전력-냉각'이 통합된 초대형 데이터센터 생산 시스템인 'AI 팩토리' 주도권 영역으로 급속히 확장하고 있다.
디지타임스와 미국 톰스하드웨어는 지난 3일(현지시각) SK그룹이 폭스콘과 AI 인프라 연합을 추진하는 동시에 삼성전자가 차세대 냉각 기술을 적용한 8세대 HBM5 실물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 GB200 기반 AI 서버를 기준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랙(Rack)당 전력 소비가 기존 10~15킬로와트(kW)에서 80~100kW 수준까지 치솟고, 업계 추정 기준 전체 운영비용(TCO) 중 냉각 비용 비중도 30~40%까지 확대된 결과다. 공급망의 수직통합을 노리는 SK와 초격차 기술로 반격을 시작한 삼성의 전략 변화는 국내 반도체 주가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SK, 폭스콘 랙 레벨 SI 역량 결합…'엔비디아 생태계 확장' 가속
이번 회동은 단순한 단품 매매를 넘어 '랙 수준의 수직 통합(Rack-level integration)' 가치사슬 구축을 지향한다. SKC의 글라스(유리) 기판 기술과 SK엔무브의 액체 침수냉각 솔루션을 폭스콘이 제조하는 엔비디아 GB200 등 차세대 AI 서버 랙 아키텍처에 내장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폭스콘은 해당 AI 서버 양산에서 가장 빠르게 생산능력(CAPA)을 확보한 업체 중 하나로 평가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엔비디아 중심의 독점적 생태계를 인프라 영역까지 확장하려는 SK의 포석"이라며 "폭스콘의 대규모 서버 양산 인프라를 선점하겠다는 취지"라고 진단했다.
삼성, 2나노 공정·HPB 도입…베일 벗은 'HBM5'로 엔비디아 의존 탈피 시도
삼성전자는 대만 컴퓨텍스 전시장에서 8세대 HBM5 실물모형을 최초로 선보이며 냉각 기술 주도권 선점에 도전했다. 핵심은 패키지 내부에 수직 열전도 경로(Thermal column)를 추가해 기존 히트스프레더 대비 패키지 내부 열저항을 획기적으로 낮춘 독자 구조 '히트 패스 블록(HPB)'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HPB는 상단 코어 다이로 열이 방출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전력 밀도가 급증하는 기저 다이와 GPU 사이의 다이 투 다이(D2D) 인터페이스 영역의 핫스팟(국소 과열 부위) 열을 시스템 레벨 방열판으로 직접 뽑아내는 시스템 특화 구조다. 삼성전자는 이 HBM5의 기저 다이를 자사 2나노미터(nm) 파운드리 공정으로 직접 생산할 방침이다. 이는 메모리,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자체 턴키(Turn-key)' 경쟁력을 극대화해, TSMC의 CoWoS 중심 첨단 패키징 병목을 우회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엔비디아 의존도가 높은 기존 공급망에서 독자적인 협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기술 불확실성 극복이 과제…수율 검증과 상용화 표준이 주가 향방 결정
양사의 장밋빛 청사진 뒤에는 기관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치명적인 리스크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SK 진영의 경우, 파트너인 폭스콘의 글로벌 AI 서버 SI 실제 경쟁력이 아직 초기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는 데다, SKC 유리기판의 대량 양산 수율 안정화 일정이 불확실하다. 아울러 SK엔무브가 미는 액체 침수냉각은 글로벌 인프라 운영 표준(Standardization)이 부재해 단기 매출 가시성이 낮다.
삼성전자 역시 독자 노선의 핵심인 2나노 공정의 파일럿 수율 확보 여부가 가장 거대한 불확실성이다. 패키지 레벨 냉각인 HPB가 물리적 안정성을 입체적으로 검증받기 전까지는 최대 잠재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최종 품질 인증(Qualification) 통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지적이다. 양측 기술 모두 상용화 일정이 1~2년 지연될 경우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역시 후행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첫째,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의 분기별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 내 AI 비중이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인프라 예산 증감 여부는 차세대 고가 냉각 솔루션 시장의 총량(Q)을 결정하는 선행 지표다.
둘째, HBM3E에서 HBM4 공정 전환 시 세대별 평균판매단가(ASP) 변화율이다. 오는 2028년 HBM5 진입 전까지 양사의 중단기 실적 기초체력(펀더멘털)과 현금 창출력을 지탱할 마진율의 척도다.
셋째, SKC 유리기판의 고객사별 샘플 승인(Qual) 획득 시점과 삼성 2나노 수율 공시다. 관련 밸류체인 내 소재·부품 수혜주를 선별하고 진영별 상용화 속도를 계량화할 수 있는 실시간 행동 지표다.
넷째, 엔비디아 차세대 GPU 아키텍처별 HBM 탑재량(스택 수) 변화다. 칩 세대 교체에 따른 절대 수요 가늠자 역할을 하므로, 양사 공급 물량 변동성을 예측하기 위한 필수 점검 요소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