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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부까지 총동원…달러 패권론 다시 힘 받나

금·스테이블코인·스와프라인까지 ‘달러 시스템’ 안에 있다는 주장 제기
미국 달러 패권이 약화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달러 패권이 약화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사진=챗GPT

미국 달러 패권이 약화하고 있다는 시장 일각의 주장과 달리 실제 글로벌 자금 흐름과 금융 인프라는 오히려 달러 중심 체제를 더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투자자문사 RIA 어드바이저스의 랜스 로버츠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공개한 보고서에서 “달러 붕괴론은 수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실제 데이터는 정반대를 보여준다”며 “달러 지배력은 약화하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의 국제자본흐름(TIC) 자료 기준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2월 한 달 동안 장기 미국 증권을 1010억 달러(약 151조5000억 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TIC 순유입 규모는 1845억 달러(약 276조7500억 원)에 달했다.

외국인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도 지난 2월 기준 9조4900억 달러(약 1경4235조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버츠는 케이맨제도 기반 헤지펀드 거래 등을 포함하면 실제 해외 연계 수요는 약 11조 달러(약 1경65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만약 세계가 정말 달러를 버리고 있다면 국채 입찰 부진과 금리 급등이 나타나야 하지만 현실은 반대”라며 “미국은 최근 1년 동안 약 2조5000억 달러(약 3750조 원) 규모 적자를 냈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를 모두 흡수했다”고 밝혔다.

◇ “중앙은행 금 매입도 결국 달러 시스템 안”


보고서는 최근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금 매입 역시 달러 체제 약화 증거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은 올해 1분기 순매수 기준 244t의 금을 사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규모다.
다만 로버츠는 “금 가격 자체가 달러 기준으로 책정되고 유동성 공급 과정에서도 결국 달러 가격 체계로 되돌아간다”며 “금은 달러 시스템 밖의 대체재가 아니라 달러 기반 준비자산의 일부”라고 평가했다.

외환보유액 기준으로 보면 달러 비중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외환보유액 가운데 달러 비중은 56.77%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유로화는 20.25% 수준이었고 중국 위안화는 2%에도 못 미쳤다.

또 스테이블코인 업체 테더는 지난 1분기 기준 약 1410억 달러(약 211조5000억 원) 규모 미국 국채 관련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17위 수준이다.

로버츠는 “중남미와 신흥국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디지털 달러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달러 시스템이 약화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단위까지 침투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 미 재무부 ‘달러 스와프라인’ 확대 추진


보고서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달러 스와프라인 확대 전략에도 주목했다.

베선트 장관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아시아 동맹국과의 상설 달러 스와프라인 확대 가능성을 공개 언급했다. 스와프라인은 상대국 중앙은행에 긴급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는 제도다.

로버츠는 “이는 달러 방어용 비상조치가 아니라 미국 금융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이라며 “달러 유동성 안전망이 제공되면 굳이 위안화 기반 결제 시스템으로 이동할 유인이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실제 UAE는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 탈퇴를 선언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미국 금융권과 안보 체제 쪽으로 기울었다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보고서는 “스와프라인은 당근이고, 제재는 채찍”이라며 “미국은 유동성 공급과 금융 제재를 동시에 활용해 달러 시스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달러 붕괴 베팅보다 미국 자산 투자 유효”


로버츠는 투자 측면에서도 달러 붕괴론보다 미국 자산 선호 전략이 여전히 유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5년 동안 달러 붕괴론을 믿은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 상승과 국채 수요 확대 흐름을 놓쳤다”며 “실제 수익을 낸 것은 결국 미국 달러 기반 자산이었다”고 말했다.

로버츠는 “금은 전략적 헤지 자산으로 의미가 있지만 ‘종말론적 베팅’ 수준으로 과도하게 확대할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디지털 달러 인프라와 결제·수탁 시스템이 새로운 투자 영역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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