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하드웨어 붐에 다층 세라믹 커패시터 수요 폭발… 서버 필수재로 부상
엔비디아 차세대 ‘루빈’, GB200 배에 달하는 보드당 1만 2,000개 MLCC 요구
日 무라타·한 삼성전기 독점 속 가격 기습 인상… 수년 만에 단가 반등 신호탄
엔비디아 차세대 ‘루빈’, GB200 배에 달하는 보드당 1만 2,000개 MLCC 요구
日 무라타·한 삼성전기 독점 속 가격 기습 인상… 수년 만에 단가 반등 신호탄
이미지 확대보기전자회로 기판에서 전류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전력을 공급하는 댐(완충) 역할을 하는 MLCC는 고성능 AI 서버에 기하급수적인 물량으로 탑재되기 시작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광모듈의 뒤를 잇는 글로벌 AI 투자자들의 최신 타깃으로 떠올랐다.
20일(현지시각)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 및 글로벌 IT 업계에 따르면, AI 하드웨어 가속화로 인해 MLCC 생산 능력이 한계에 부딪히자 주요 제조사들이 일반 소비자용 제품 라인을 줄이고 고급 데이터 센터용 공급을 최우선으로 배정하면서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엔비디아 차세대 ‘루빈’ 보드 한 장에 1만2000개… 전력 폭식의 결과
AI 서버 하드웨어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요구하는 MLCC의 용량과 수량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트렌드포스 보고서에 따르면 엔비디아(Nvidia)의 차세대 최고급 AI 컴퓨팅 아키텍처인 ‘루빈(Rubin)’은 더욱 복잡한 전력 관리가 필요해 단일 보드에만 무려 1만2000개의 MLCC 유닛을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현재 시장의 주력 하이엔드 플랫폼인 ‘GB200’의 탑재량(6500개)과 비교해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빽빽하게 밀집된 최첨단 AI 서버는 기존 일반 서버보다 최대 10배 더 많은 전력을 집약적으로 소비한다.
중국증권(China Securities)은 최근 연구 노트를 통해 대형 고스펙 AI 서버 구성 시 유닛당 최대 2만8000개의 고부가가치 MLCC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일반 서버 구성 대비 무려 13배나 폭증한 수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MLCC 산업이 과거 광학 모듈 분야에서 관측되었던 폭발적인 '성장 기적'을 그대로 재현하며 역대급 호황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일 무라타·한 삼성전기 시장 독점… 3년 하락세 딛고 기습 단가 인상
글로벌 하이엔드 MLCC 시장은 한국과 일본의 제조 강자들이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의 무라타 제작소(Murata)와 한국의 삼성전기(SEMCO)가 AI 서버에 투입되는 초고용량·고급 커패시터 공급망을 사실상 독점 통제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AI 서버 및 글로벌 데이터 센터향 고급 MLCC 수요가 워낙 강하게 살아나고 있어, 현재 핵심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가격 인상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공급 부족 흐름에 올라탄 삼성전기의 주가는 올해 초 이후 무려 265% 급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글로벌 선도 기업인 무라타 역시 올해 주가가 거의 90% 폭증했다. 교토에 본사를 둔 무라타는 올해 자사 커패시터 사업부의 서버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최대 90%까지 수직 상승할 것이라는 공격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지난 3년간 극심한 정보기술(IT) 전방 산업 침체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글로벌 MLCC 가격은 이번 AI 특수를 계기로 완벽한 우상향 반등 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중국 토종 플레이어의 무서운 급성장… “단기 해소 불가능한 쇼티지”
일본과 한국이 주도하는 판도 속에서 중국 본토 기업들의 추격세도 매섭다. 규모는 아직 작지만 차오저우 쓰리서클(Chaozhou Three-Circle)과 광둥 펑화 첨단기술(Guangdong Fenghua) 등은 자동차용 고급 커패시터를 넘어 최근 AI 데이터 센터 영역으로 전방위 확장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러한 국산화 기대감에 힘입어 광둥 펑화는 18일 9%, 19일 10% 폭등에 이어 20일 오전 장에서도 최대 7% 주가가 치솟았고, 두 회사 모두 지난 1년간 주가가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트렌드포스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AI 인프라 장비 조달이 최우선시되는 상황에서 전력 공급 제어를 책임지는 고급 MLCC의 현재 공급 부족(쇼티지) 현상은 단기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며, 핵심 부품의 타이트한 수급 불균형이 당분간 글로벌 방산 및 가전 제조 공급망 전반에 연쇄적인 단가 인상 압박으로 작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