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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악관 “中, 매년 170억 달러 규모 미국산 농산물 추가 구매 합의”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세부 성과 공개… 2028년까지 매년 최소 170억 달러 구매 보장
지난해 ‘대두 구매 약속’에 더한 추가 조치… 400여 개 미 소고기 시설 수출 승인 갱신
관세 인하 두고 미·중 ‘엇박자’… 희토류 규제 완화 및 호르무즈 해협 개방 촉구 등도 뜻 모아
5월 14일,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국빈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이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5월 14일,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국빈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이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틀간 베이징 정상회담 결과, 중국이 오는 2028년까지 미국산 농산물을 매년 최소 170억 달러(약 25조 원) 이상 구매하기로 확약했다고 미 백악관이 발표했다.
이와 함께 중국 당국은 미국의 핵심 요구사항이었던 400여 개 미국산 소고기 생산 시설의 수입 허가를 갱신하고 가금류 수입 재개를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번에 합의된 연간 170억 달러 규모의 농산물 구매 조치는 지난해 가을 양국이 무역 휴전을 선언하며 체결했던 기존 대두(콩) 구매 약속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추가 확약이다.

‘대두’ 이어 ‘비(非)대두’까지… 얼어붙은 미 농가 구제책 될까


앞서 중국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동 이후 1차 약속 분량인 1,200만 톤의 미국산 대두를 매입한 바 있으며, 당시 미국은 중국이 향후 3년간 매년 2,500만 톤의 대두를 구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백악관의 발표는 대두 이외의 농산물 분야까지 중국의 수입 저변을 대폭 넓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전쟁 와중에 만료 시켰던 수백 건의 미국산 육류 수입 허가를 복원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400개 이상의 미국산 소고기 가공 시설의 시장 접근권이 회복되었으며, 미국산 닭고기 등 가금류 수입 재개를 위해서도 미국 규제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 농무부(USDA)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미국의 대중 농산물 수출액은 240억 달러 규모(대두 120억 달러, 면화 14억 달러, 수수 12억 달러 등)였으나, 무역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5년에는 83억 달러 수준으로 전격 폭락하며 미국 농가에 극심한 경제적 타격을 입혔다. 더욱이 최근 이란 분쟁으로 인해 비료 비용까지 폭등하면서 미국 농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던 상황이었다.

노불 애그리(No Bull Ag)의 수석 분석가 수잔 스트라우드(Susan Stroud)는 “역사적으로 대두를 제외하고 170억 달러 규모의 농산물 구매를 확약한 것은 과거 트럼프 1기 시절의 '1단계 무역합의' 수준으로 시장을 되돌리는 조치”라며 “옥수수, 수수, 면화, 소고기 등 중국의 추가 구매 신호에 목말라 있던 농업 시장에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관세 두고 미·중 ‘이몽’… 과거 미이행 전력에 실효성 의문도


다만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관세’를 두고 양국은 묘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하루 전 발표를 통해 "양국이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를 상호 인하하는 등 일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백악관이 배포한 설명서에는 관세 인하와 관련된 언급이 완전히 생략되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15일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과 관세 인하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은 바 있어, 양국 실무팀 간의 세부 조율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아울러 중국이 과거의 구매 약속을 온전히 이행하지 않았던 전력 때문에 이번 발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크다. 중국은 지난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했던 2개년간 2,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에너지·제조업 제품 추가 구매 합의를 달성하는 데 실패한 바 있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돌발 변수가 있었지만, 애당초 목표치 자체가 비현실적이었다는 비판이 지배적이었다. 최근에도 중국은 미국산보다 가격이 저렴한 브라질산 대두로 수입선을 돌리는 등 철저한 실리 외교를 펼치고 있다.

안보 동맹 다지기… 희토류 규제 완화 및 호르무즈 해협 개방 압박


농업 분야 외에도 양국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안보 현안에서 일부 합의점을 도출했다.

미국 측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이 우려해 온 희토류 및 기타 핵심 광물에 대한 공급 부족 문제와 수출 제한 조치를 해결하기로 약속했다. 미국의 첨단 미사일과 F-35 전투기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공급망의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신호다.

또한, 양국 정상은 현재 3개월째 이어지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마비시키고 있는 이란 분쟁과 관련해 ▲이란의 핵무기 보유 불가 ▲세계적 유통 병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인 재개방 ▲어떤 국가나 조직도 해협 통행료를 징수할 수 없다는 원칙에 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는 중국 석유 기업들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측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으며, 올해 가을 시 주석이 미국을 답방하는 구체적인 계획도 재차 확인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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