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개방 원칙엔 공감했으나 ‘군사화·통행료 징수’ 두고 이견
美, 대중 압박 통해 이란 핵 차단 요구… 中 ‘평화적 해결’ 기존 원칙 고수
공식 발표문서도 온도 차… 핵심 갈등 접어둔 채 ‘실리 중심’ 관계로 전환 우려
美, 대중 압박 통해 이란 핵 차단 요구… 中 ‘평화적 해결’ 기존 원칙 고수
공식 발표문서도 온도 차… 핵심 갈등 접어둔 채 ‘실리 중심’ 관계로 전환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미·중 양국은 멈춰 선 중동 정세를 두고 날 선 신경전을 벌이며 핵심 현안에서의 깊은 시각 차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15일(현지시각)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간 40시간 넘게 베이징에 머물며 시 주석과 연쇄 회담을 가졌으나, 이란 분쟁을 종식하기 위한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채 전용기편으로 출국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논의… ‘통행료·군사화’ 이견에 발목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반드시 개방되어야 한다는 원칙론에는 뜻을 같이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해협이 봉쇄되면서 글로벌 물류 마비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부 실행 방안에서는 정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은 이란과 밀접한 관계이자 최대 석유 구매국인 중국이 테헤란을 강력히 압박해 해협을 열고 중동 위기를 완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해협의 'militarisation(군사화)'에 명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특히 해협 통행을 두고 일각에서 제기된 '통행료(toll) 징수' 등 어떠한 강제적 조치에도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신 중국은 해협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리겠다는 우회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핵 프로그램 차단 압박… 中 ‘평화적 해결’ 원칙 고수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저지하기 위해 무력 사용을 포함한 전방위적 압박이 정당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회담에서도 미국은 중국이 대이란 압박 공조에 동참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양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상징적인 문구에는 합의했으나,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론에서는 평행선을 달렸다.
중국은 미·이스라엘 연합군의 이란 공격이 지역 주민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비판하며,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이라는 기존의 외교 원칙을 완강하게 고수했다.
중국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체결지에 머무는 동안에도 이란 전쟁에 대한 거부감을 공식 발표하며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 행동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발표문에서도 누락된 이란… ‘불안한 봉인’
미·중 간의 메울 수 없는 간극은 회담 직후 양국이 발표한 공식 성명(Readout)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핵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반면, 중국 측 발표문에는 이란이나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언급이 완전히 누락되었다.
베이징의 싱크탱크인 후통 리서치의 구조청 대표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조항 누락은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제에서 여전히 심각한 이견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은 이란 전쟁이나 대만 문제 같은 폭발성 높은 지정학적 난제는 해결하지 못한 채 뒤로 미뤄두고, 양국이 당장 타협 가능한 무역 및 비즈니스 중심의 실리적 관계로 선회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동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긴장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