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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병기창' 독일 라인메탈, 포탄 110만 발 양산… 'K-방산' 가성비 전략 통할까

미 국방부 제치고 '규모의 경제' 확보… 순항미사일 진출로 '토털 방산' 체제 구축
LIG D&A·한화시스템 등 정밀유도무기 경쟁 심화… 미국 시장 선점 경쟁도 가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변하는 유럽 방산 지형에서 독일 라인메탈(Rheinmetall)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단순한 화력 지원 체계를 넘어 정밀 유도 무기인 순항미사일 시장에까지 진출하며 '유럽의 병기창'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변하는 유럽 방산 지형에서 독일 라인메탈(Rheinmetall)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단순한 화력 지원 체계를 넘어 정밀 유도 무기인 순항미사일 시장에까지 진출하며 '유럽의 병기창'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변하는 유럽 방산 지형에서 독일 라인메탈(Rheinmetall)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단순한 화력 지원 체계를 넘어 정밀 유도 무기인 순항미사일 시장에까지 진출하며 '유럽의 병기창'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가성비''신속 공급'을 앞세워 유럽 시장을 공략하던 한국 K-방산에 직접적인 위협이자 새로운 전략적 참고점이 될 전망이다.
5(현지시각) 비즈니스 인사이더 독일판과 더디펜스포스트(The Defense Post) 등 보도를 종합하면, 라인메탈은 최근 연간 110만 발 규모의 포탄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이는 미 국방부가 목표로 하는 연간 120만 발에 근접한 수치이자, 현재 미국의 실제 연간 최대 생산량인 약 48만 발을 두 배 이상 웃도는 가공할 만한 규모다.

'규모의 경제' 앞세운 라인메탈, K-방산 수출 단가 압박


라인메탈의 이 같은 공격적인 생산 능력 확대는 단순한 수량 증가를 넘어 '단가 경쟁력'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한다. 아르민 파페르거 라인메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함부르크 경제기자클럽 행사에서 "독일이 재래식 탄약 생산 능력에서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고 공언했다.

실제로 라인메탈은 전쟁 전 연간 7만 발 수준이던 아틀러리(포병) 포탄 생산량을 110만 발로 15배 이상 늘렸다. 중구경 탄약 생산은 5, 군용 트럭 생산은 7.5배 급증했다. 생산 시설의 대형화와 자동화는 발당 제조 원가를 낮추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폴란드, 루마니아 등 동유럽 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풍산이 누리던 가격 우위를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방산 전문가들은 라인메탈의 확장이 유럽 국가들의 '자국 우선주의' 경향과 맞물릴 경우 한국 기업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독일 연방군이 라인메탈에 104000만 유로(17800억 원) 규모의 '미래 보병 시스템'을 발주한 것 역시 이러한 라인메탈 독주 체제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순항미사일 시장 평정한 라인메탈, LIG D&A·한화시스템에 실질적 위협


라인메탈의 사업 영역 확장 역시 한국 방산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라인메탈은 네덜란드 방산기업 데스티누스(Destinus)와 손잡고 순항미사일 시장에 전격 진출한다. 파페르거 CEO"대규모 프로그램 관리 경험과 데스티누스의 설계 기술을 결합해 유럽 내 현대적 방어 시스템 기반을 넓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정밀 유도 무기 체계에서 강점을 보이던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와 한화시스템에 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으로 수요가 폭증한 순항미사일 시장에 유럽 거대 자본이 본격 가세했기 때문이다. 라인메탈은 미사일뿐만 아니라 요격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유럽 국가들의 국방 조달 시장을 장악할 태세다.

'사이버 보안' 뚫고 미국 안방까지… K-방산, 수출 전략 '재정비' 시급


라인메탈의 행보는 유럽에만 머물지 않는다. 라인메탈 미국 법인들이 미국 국방부의 사이버보안성숙도모델인증(CMMC) 레벨 2를 획득한 점은 한국 방산 업계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는 미국 국방 공급망에 직접 진입할 수 있는 '통행증'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국내 방산 업계 관계자는 "라인메탈은 유럽 내 생산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미국의 까다로운 보안 기준을 충족하며 대미 수출 활로를 뚫고 있다""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한국 기업들에게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가장 유리한 고지에 먼저 올라선 격"이라고 분석했다.

K-방산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3대 지표


라인메탈발 방산 재편 속에서 투자자와 산업 관계자들은 다음의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첫째, 유럽 내 탄약 단가 추이다. 라인메탈의 대량 생산이 본격화되는 올해 하반기부터 한국산 포탄의 수출 단가 방어력을 확인해야 한다.

둘째, LIG넥스원 등의 유럽 수주 현황이다. 라인메탈-데스티누스 연합의 미사일 양산 시점과 한국 기업의 수주 공백 발생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셋째, 한미 방산 상호조달협정(RDP-A) 진척도다. 독일이 미국 공급망을 선점하기 전에 한국 정부와 기업이 미국 시장 진입 장벽을 얼마나 빨리 낮추느냐가 관건이다.

유럽 방산의 거인이 '규모의 경제''첨단 기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질주하고 있다. 이제 K-방산은 '가성비'라는 과거의 훈장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유도 무기 체계의 독자적 경쟁력과 글로벌 공급망 내 확고한 지위를 확보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정부 차원의 외교적 지원과 기업들의 기술 혁신만이 이 난관을 헤쳐 나갈 유일한 열쇠가 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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