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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로봇 팩트체크] 美 AI 모델 vs 中 하드웨어, '지능형 제조' 패권 향방은

중국 지능형 로봇 기업 투자액 9320억 달러 돌파… 공장 로봇 밀도 미국의 5배
LLM 열세를 로봇 양산 및 현장 데이터 축적으로 돌파하는 '실용주의 노선'
2026년 휴머노이드 2만8000대 보급 기점, 글로벌 제조·안보 지형 재편 가속
중국은 생성형 AI 분야에서 미국에 뒤처진 열세를 압도적인 로봇 제조 물량과 실전 배치 데이터로 정면 돌파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은 생성형 AI 분야에서 미국에 뒤처진 열세를 압도적인 로봇 제조 물량과 실전 배치 데이터로 정면 돌파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과 로봇이 결합한 '지능형 로봇'이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국가 경제와 안보를 가르는 핵심 병기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VnExpress)’가 보도한 중국의 로봇 전략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생성형 AI 분야에서 미국에 뒤처진 열세를 압도적인 로봇 제조 물량과 실전 배치 데이터로 정면 돌파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소프트웨어 중심의 인공지능 뇌를 선점한 사이 중국이 하드웨어 몸통을 장악해 AI의 실행력을 독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로봇 기업 45만 개·투자액 9320억 달러… 중국판 '로봇 굴기'의 수치적 위용


중국 로봇 산업의 팽창 속도는 가공할 만한 수준이다.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와 모건스탠리의 분석 자료를 종합하면, 2024년 말 기준 중국 내 지능형 로봇 등록 기업은 45만 1700개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에 유입된 총 투자 자본은 약 9320억 달러(약 1380조 원)에 이른다.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된 로봇 설치량은 이미 미국의 5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한 양적 팽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게오르그 스틸러 스틸러 테크놀로지 설립자는 지난 16일 인터뷰에서 "중국은 수만 대의 로봇을 일관된 움직임으로 제어하는 공정 관리 능력을 확보했다"라며 "이는 수십 년간 지속된 '제조 2025(Made in China 2025)' 정책의 결과물이다"라고 분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중국 기업의 기술력을 경계하며 로봇 분야의 최대 라이벌로 중국을 정조준했다.

전쟁의 문법을 바꾸는 '로봇 개'… 민관 경계 허문 국방 생태계


중국의 로봇 전략은 민간 기술의 군사 전용에서도 두드러진다. 지난달 8일부터 12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 방산 전시회(World Defense Show)'에서 공개된 4족 보행 로봇 'PF-070'은 그 대표적 사례다.

유니트리(Unitree) 등 민간 벤처기업의 로봇 플랫폼에 대전차 미사일과 기관총을 결합한 형태가 이미 중국군 실전 훈련에 상시 투입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은 시가전이나 복잡한 지형에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로봇 군단'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존 앨런 미국 육군 예비역 대장이 제시한 '초전쟁(Hyperwar)' 개념, 즉 AI의 판단 속도가 인간 지휘관의 의사결정을 앞지르는 미래 전장을 실제 구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원가 절감에 최적화된 중국의 제조 역량이 저비용·고효율의 로봇 무기 양산으로 이어질 경우, 글로벌 안보 지형에 심각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저성장 늪 빠진 중국, '휴머노이드'에 사활 거는 이유


중국 지도부가 범용 인공지능(AGI) 모델보다 로봇 통합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절박한 경제적 처지가 놓여 있다. 부동산 거품 붕괴와 급격한 인구 감소, 청년 실업률 상승이라는 삼중고를 겪는 상황에서 로봇은 노동력 부족을 메울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칭화대학교 량정 교수는 "중국에 AI는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의료, 에너지, 제조 현장에서 생산성을 즉각적으로 끌어올리는 도구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 자동차 생산 라인에서는 인간의 시력을 대체한 컴퓨터 비전 시스템이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향후 중국은 건국 100주년을 맞는 2049년까지 제조 강국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2026년 휴머노이드 로봇 2만 8,000대 보급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시장 공세에 나설 전망이다.

기술 패권 경쟁이 소프트웨어를 넘어 물리적 실체를 가진 로봇으로 옮겨 붙으면서 글로벌 산업 생태계는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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