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캐롤라이나 셰플러 공장, 단순 공정 로봇 대체로 생산 효율 극대화
K-로봇 기업 북미 진출 가속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노동력 갈증’ 해소책 부상
K-로봇 기업 북미 진출 가속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노동력 갈증’ 해소책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5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 및 항공기 부품 제조사인 셰플러가 단순 반복 공정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기존의 고정형 산업용 로봇을 넘어 인공지능(AI)과 첨단 모터를 결합한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 제조현장의 인력난을 해결하는 실질적인 대안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고정관념 깨는 ‘타조 다리’ 로봇, 시간당 비용 3달러 시대 정조준
셰플러 공장에 투입된 ‘디짓’은 타조처럼 뒤로 굽혀진 다리 구조를 통해 하중 지지력과 보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 로봇은 프레스 기계에서 쏟아지는 25파운드(약 11.3kg) 무게의 베어링 바구니를 집어 세척 공정으로 옮기는 업무를 8시간 동안 수행한다. 과거 사람이 전담하던 고된 반복 노동을 로봇이 물려받은 것이다.
주목할 점은 압도적인 경제성이다. 제작사인 애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에 따르면 디짓의 운영 비용은 수명 주기를 고려할 때 시간당 10~25달러(약 1만4000원~3만7000원) 수준이다.
현재 해당 공장의 미숙련 노동자 시작 시급인 20달러와 비교하면 이미 경쟁력을 갖췄다. 데이미언 셸턴(Damion Shelton) 애질리티 공동 창립자는 향후 기술 고도화를 통해 이 비용이 시간당 2~3달러 수준까지 급격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로봇, 북미 ‘피지컬 AI’ 시장 정조준… 핵심 부품주 ‘러브콜’
특히 두산로보틱스는 북미 매출 비중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팔레타이징(적재) 솔루션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북미 제조 거점을 일리노이주로 이전해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 부품 업계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로봇 관절의 핵심인 정밀 감속기를 생산하는 에스피지와 에스비비테크는 일본산이 독점하던 시장에서 기술 내재화에 성공하며 북미 수출 물량을 늘리는 추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스마트 팩토리 보조금 혜택과 리쇼어링(제조업 본국 회귀) 열풍이 맞물리며, 한국산 로봇과 부품에 대한 북미 시장의 러브콜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2040년 500만 대 보급 전망… 인간과 로봇의 ‘안전한 협업’이 과제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애니 켈카(Ani Kelkar) 로보틱스 부문 책임자는 현재 전 세계 공장에서 가동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은 200대 미만이지만, 오는 2040년에는 최대 5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테슬라(Tesla)의 ‘옵티머스’, 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피규어(Figure) 등의 경쟁 모델들이 속속 시장에 진입하며 기술적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행 안전 규제는 여전히 로봇과 인간의 완전한 공존에 제약을 걸고 있다. 현재 디짓은 사람을 감지하는 능력이 연방 안전 기준에 미치지 못해 투명 칸막이(플렉시글라스)로 격리된 공간에서만 작업한다.
하지만 애질리티는 올해 말 센서 성능을 대폭 강화해 울타리 없이 사람과 나란히 일할 수 있는 차세대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독일 최대 산업노조인 금속노조(IG Metall)의 데틀레프 게르스트(Detlef Gerst) 정책위원은 로봇의 도입이 급격한 일자리 위협보다는 인력 보완 측면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 열쇠… "로봇 도입은 선택 아닌 생존“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글로벌 제조 공급망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한다고 분석한다.
국내 주요 제조 대기업 관계자 또한 "미국 현지 공장의 인건비와 이직률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전 배치는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닌 당면한 생존 전략으로 검토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셰플러는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사업장에 수백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배치할 계획이다. 코트니 베인스(Courtney Baines) 셰플러 선임 엔지니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수행할 수 있는 방대한 활용 사례를 이미 식별했다"라고 강조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확산 속도는 기술적 완성도만큼이나 현장 노동자들과의 조화로운 직무 전환 설계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