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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호 속 ‘터미네이터’ 현실로... 우크라이나 전선 투입된 휴머노이드 보병의 충격

미 파운데이션(Foundation), ‘팬텀 Mk-I’ 2대 전격 배치... 전 세계 최초 실전 테스트
리스료 연간 1억4900만 원... ‘AI 보병’ 5만 대 양산으로 전장 패러다임 전환 정조준
정찰·보급 넘어 전투 병행... 인간 무기 그대로 쓰는 ‘범용성’이 기존 드론 압도
우크라이나 전선의 참호 속에서 인간 소총을 파지하고 있는 휴머노이드 보병 '팬텀 Mk-I' 2대와, 이를 제어하는 인간 운영자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우크라이나 전선의 참호 속에서 인간 소총을 파지하고 있는 휴머노이드 보병 '팬텀 Mk-I' 2대와, 이를 제어하는 인간 운영자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실리콘밸리의 로봇 스타트업이 개발한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이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전격 배치되어 실제 전투 환경에서의 정찰과 작전 수행 능력을 검증받기 시작했다.

미국 과학기술 전문 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샌프란시스코 소재 로봇 기업 ‘파운데이션(Foundation)’이 자사의 전투형 휴머노이드 ‘팬텀 Mk-I(Phantom Mk-I)’ 2대를 지난달 우크라이나 군에 인도하고 실전 테스트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정찰·보급 임무 수행... "인간의 손길이 닿는 모든 곳이 작전지“


이번 배치는 인간 형태를 한 로봇이 실제 전쟁터에서 병사를 대신해 임무를 수행하는 최초의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파운데이션의 공동 창업자이자 해병대 출신 베테랑인 마이크 르블랑(Mike LeBlanc)은 타임(TIME) 및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이미 로봇이 주역이 된 로봇 전쟁터"라며, 팬텀 Mk-I이 드론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하 벙커나 좁은 참호 내 정찰 임무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팬텀 Mk-I은 키 175cm, 몸무게 약 80kg으로 성인 남성과 흡사한 체격을 갖췄다. 기존의 궤도형 로봇이나 사족 보행 로봇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범용성’이다.

이 로봇은 인간 병사가 사용하는 소총, 권총, 산탄총 등을 별도의 개조 없이 그대로 파지하고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외신 분석을 종합하면, 팬텀 플랫폼은 인간이 다루는 모든 무기 체계와 상호작용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연간 10만 달러 리스 방식... 2027년 5만 대 양산 ‘전쟁의 산업화’

파운데이션은 공격적인 시장 진출 전략을 세웠다. 로봇을 대당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연간 약 10만 달러(약 1억4900만 원)의 리스료를 받는 구독형 모델을 제시했다.

이는 숙련된 병사를 양성하고 유지하는 비용보다 저렴하며, 로봇 한 대가 인간의 여러 교대 근무를 대체할 수 있다는 계산에 근거한다.

생산 규모 또한 ‘군단’ 수준을 지향한다. 파운데이션은 올해 수십 대의 초도 배치를 시작으로 오는 2027년까지 연간 5만 대의 휴머노이드를 양산할 계획이다.

현재 이 기업은 미국 육·해·공군과 약 2400만 달러(약 350억 원) 규모의 연구 계약을 체결했으며, 국토안보부(DHS)와 국경 순찰 업무 투입을 논의하는 등 전장뿐만 아니라 공공 보안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기술적 특징으로는 카메라 기반의 시각 시스템과 독자적인 ‘사이클로이드 액추에이터’를 꼽을 수 있다. 복잡한 센서 대신 카메라 데이터를 활용해 단가를 낮추면서도 전장 상황을 정교하게 읽어내며, 인간과 협업 시 안전성을 보장하는 역구동(Backdrivability) 기능을 갖췄다.

살상 권한은 인간에게... ‘인간 참여형’ 원칙과 윤리적 과제


로봇 군단의 등장은 필연적으로 ‘킬러 로봇’에 대한 윤리적 논란을 수반한다.

이에 대해 파운데이션은 이동과 탐지 등 항법 기능은 로봇이 자율적으로 수행하되,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는 최종 결정권은 반드시 인간 운영자가 보유하는 ‘인간 참여형(Human-in-the-loop)’ 제어 시스템을 엄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장의 긴박한 상황에서 판단의 주도권이 알고리즘으로 넘어갈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다.

관련 업계 한 전문가는 "로봇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지 않고 지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해킹이나 시스템 오류 시 발생할 수 있는 책임 소재 문제는 여전히 미완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시험 중인 이 로봇 보병은 전쟁의 비극적 비용인 ‘인명 피해’를 줄일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전쟁의 문턱을 낮추고 폭력을 기계화한다는 비판 사이에서 전 세계 국방 전략가들에게 새로운 숙제를 던지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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