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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 美, 풍부한 천연가스 덕에 에너지 충격 완충…유럽·아시아 가격 급등과 대조

지난 2022년 4월 14일(현지시각) 미국 루이지애나주 카메론 패리시에 있는 셰니어 에너지의 사빈 패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에서 LNG 운반선이 예인선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2년 4월 14일(현지시각) 미국 루이지애나주 카메론 패리시에 있는 셰니어 에너지의 사빈 패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에서 LNG 운반선이 예인선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이란이 정면으로 맞서는 중동 전쟁으로 전 세계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지만 미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글로벌 에너지 충격을 상당 부분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최근 상승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충격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의 공격으로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시설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지난주 세계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했다. 그러나 미국 가격 상승폭은 약 1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 미국 천연가스 가격 상승 제한…풍부한 공급이 완충

전문가들은 미국 소비자들이 전기요금 상승 압박을 크게 느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는 충분한 국내 재고와 기록적인 생산량 그리고 미국산 LNG 수출 능력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미국은 셰일가스 개발을 통해 석유와 가스 생산을 크게 늘리며 세계 최대 에너지 수출국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덕분에 중동에서 충돌이 발생하더라도 과거처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이 제한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BC 캐피털 마켓의 크리스토퍼 루니 애널리스트는 “현재 수준에서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더 오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뉴욕 시장에서 거래되는 4월물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 7일 기준 백만영국열량단위(MMBtu)당 3.186달러(약 4670원)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1월 한파 당시 기록했던 고점보다 약 57% 낮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약 28% 낮은 수준이다.
선물시장 가격 흐름을 보면 트레이더들은 올여름까지도 천연가스 재고가 충분하고 가격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유럽·아시아 가격 급등…중동 공급 차질 영향


반면 해외 시장의 상황은 크게 다르다.

유럽의 기준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주 약 67% 급등했다. 러시아산 가스 공급을 줄인 이후 LNG 의존도가 높아진 유럽은 중동 공급 차질에 특히 취약한 상황이다.

아시아 시장에서도 가격 상승이 나타났다. 페르시아만에서 출발하는 LNG 화물의 상당 부분이 아시아로 향하기 때문이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 카타르에너지는 페르시아만 시설이 공격을 받자 LNG 생산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세계 LNG 생산능력의 약 20%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설령 생산이 재개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LNG 운송선이 이란 공격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공급 정상화 시점은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호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연방정부가 해당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에 보험을 제공하는 방안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 미국 에너지 기업 수혜 기대…투자자 관심 집중


미국 에너지 기업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에너지 기업들이 2022년처럼 약세장 속에서도 수익을 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포함된 에너지 기업 주가는 평균 26%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 전체 지수는 약 1.5% 하락했다.

전 세계 증시와 비교해도 미국 시장의 상대적 강세가 두드러진다. 지난주 S&P500 지수가 약 2% 하락한 반면 한국 코스피 지수는 약 11% 떨어졌고 일본 닛케이225 지수와 유럽 스톡스600 지수도 5% 이상 하락했다.

원유 가격 상승 역시 에너지 기업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원유 선물 가격은 지난 7일 배럴당 90.90달러(약 13만3300원)로 마감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시작한 이후 약 36%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미국 LNG 수출 기업에도 주목하고 있다.

셰니어 에너지는 미국 본토에서 처음 LNG 수출 터미널을 운영한 기업으로 최근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생산량 대부분을 장기 계약으로 판매하지만 일부 물량은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으로 공급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고 있다.

벤처 글로벌은 지난해 세계 LNG 생산능력 증가분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 기업으로, 현재 미국에서 추가 LNG 수출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마이크 사벨 벤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단기적으로 LNG 가격 상승은 분명히 우리 수익 확대에 도움이 된다”며 “현재 시장에서 판매 가능한 화물 물량이 가장 많은 기업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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