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무인 잠수정(XLUUV) 'XLE2' 인도…6500해리 항행·8톤 페이로드 적재
모선 없는 독자 작전 가능…ISR·기뢰전·해저전 분야 '게임 체인저' 부상
모선 없는 독자 작전 가능…ISR·기뢰전·해저전 분야 '게임 체인저'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미 해군의 차세대 해저 전력 핵심인 초대형 무인 잠수정(XLUUV·Extra Large Uncrewed Undersea Vehicle) '오르카(Orca)' 프로그램이 두 번째 실전 기체인 'XLE2'의 명명식을 거치며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보잉(Boeing)이 개발한 이 무인 잠수정은 독보적인 자율 항행 능력과 거대한 체급을 바탕으로, 기존 유인 잠수함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목적 작전 수행 능력을 입증할 전망이다.
이 같은 소식은 보잉 공급업체 프로그램 매니저 크리스틴 클라크(Christine Clark)가 지난 7일(현지 시각) 링크트인(LinkedIn)에 게재한 글을 통해 공식 확인됐다고 네이벌 뉴스(Naval News)가 보도했다.
85톤급 '심해의 유령'…6500해리 누비는 하이브리드 무인 전력
이번에 명명된 XLE2는 보잉이 미 해군에 인도하는 세 번째 기체다. 시험용 XLE0과 1호함 XLE1에 이은 이번 인도는 오르카 프로그램의 본격적인 궤도 진입을 상징한다. 오르카의 제원은 압도적이다. 전장 85피트(약 26m), 배수량 85톤의 육중한 선체에 하이브리드 디젤-전기 추진 시스템을 탑재, 최대 6500해리(약 1만 2000㎞)에 달하는 경이로운 항속 거리를 자랑한다.
특히 전체 선체의 약 40%에 달하는 33피트(약 10m) 규모의 가변형 임무 구역(Mission Bay)은 오르카의 핵심 경쟁력이다. 최대 8톤의 페이로드를 적재할 수 있는 이 공간에는 정보·감시·정찰(ISR) 장비는 물론, 기뢰 및 해저 작전용 특수 장비를 임무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탑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별도의 모선 없이 부두에서 직접 발진·회수가 가능해 물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작전 템포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이 무기 체계의 두드러진 강점이다. 인도된 기체들은 미 해군 무인 잠수정 전대(UUVRON·Unmanned Undersea Squadron)에 배속되어 운용된다.
오르카 프로그램은 2019년 체결된 2억4700만 달러(약 3600억 원) 규모의 계약으로 시작됐다. 보잉은 오르카 수주 이전부터 '에코-보이저(Echo Voyager)' XLUUV 개념 검증 체계를 자체 개발·시험해온 만큼,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 축적을 자랑한다. 오르카는 현재 미국이 보유한 유일한 XLUUV 플랫폼으로, 이 규모와 자율성을 동시에 갖춘 잠수정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다.
지연의 그늘…납기 지연에 펜타곤의 시선 싸늘
다만 이번 명명식의 이면에는 낙관만이 존재하지 않는다. 당초 계약 당시 2022년까지 5척 전량 인도가 목표였으나, 기술적 난제와 공급망 이슈가 겹치며 일정이 대폭 지연됐다. XLE0과 XLE1 사이에는 약 1년 반에서 2년의 간격이 있었고, XLE1과 XLE2 사이에도 약 1년의 공백이 발생했다. 보잉 측은 2024년까지도 첫 번째 함 완성 후 나머지 기체를 1년 내에 연속 인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으나 이 역시 실현되지 못했다.
긍정적인 신호는 최근 인도 간격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그러나 향후 잔여 기체의 인도 일정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납기 단축과 방산 업체에 대한 강도 높은 성과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펜타곤의 기조를 감안할 때, 오르카 프로그램의 미래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분쟁 해역의 '보이지 않는 눈'…미·중 해저 경쟁의 핵심 카드로
지연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르카에 대한 전략적 기대는 여전히 높다. 향후 오르카는 분쟁 해역의 해저 감시망 구축은 물론, 고위험 기뢰 부설·제거 임무, 적 잠수함 추적, 해저 케이블·인프라 방호 등 인간 승조원을 투입하기 어려운 임무를 전담하는 미 해군의 수중 선봉장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중 간 해저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오르카가 인도·태평양 전략의 수중 비대칭 전력으로서 어떤 입지를 굳혀나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