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포드자동차가 전기차 전략을 일부 수정하고 소프트웨어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가 그 배경과 향후 방향을 직접 밝혔다.
대규모 손실 반영과 전기 픽업트럭 생산 중단 등 잇단 조정은 단순한 후퇴가 아니라 사업 구조 전환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올해로 취임 5년을 맞은 팔리 CEO는 1일(현지시각) 미국의 자동차 전문매체 카앤드라이버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최근 포드가 전기차 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전략을 일부 조정한 데 대해 “우리가 몰랐던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인정했다.
포드는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중단하고 한국 배터리 업체들과 추진하던 일부 사업을 정리했으며 사업계획 변경에 따라 195억 달러(약 27조9900억 원) 규모의 손실을 반영했다.
◇ “코로나는 잘못된 신호”…전기차 원가 구조 뒤늦게 자각
팔리 CE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차량 수요 급증이 왜곡된 판단을 낳았다고 밝혔다. 반도체 공급난 속에서도 고가 차량이 높은 가격에 팔리면서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개선됐고 이로 인해 전기차 수요와 가격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형성됐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 이후에는 차를 만들기만 하면 이전보다 30~40%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었다”며 “그러나 고객이 우리가 투입한 비용만큼을 지불할 의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전기차 전략의 근본적 문제를 인식한 계기로는 테슬라 차량 분해 분석을 꼽았다. 팔리 CEO는 더그 필드 포드 전기·디지털·디자인 총괄과 함께 테슬라 차량을 해체한 경험을 언급하며 “마하-E의 배선 하니스는 70파운드 더 무겁고 1.6km 더 길었다.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설계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관성이 있었지만, 테슬라는 가장 작고 저렴한 배터리를 기준으로 차를 설계했다”며 접근 방식의 차이를 인정했다.
포드는 2027년 켄터키 공장에서 중형 픽업트럭 형태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팔리 CEO는 이를 “포드의 모델 T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 “중국차, 어느새 우리 앞질러”…정부 보조금·기술력 동시 진화
팔리 CEO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도약을 “충격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19 기간 중국 방문이 제한되면서 변화 속도를 체감하지 못했다며 “코로나 이후 중국을 방문했을 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냐’는 말이 절로 나왔다”고 회고했다.
비야디, 지리, 창청 등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 지원을 바탕으로 전기차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렸고 니오는 배터리 교환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팔리 CEO는 “중국 업체들은 20년 넘게 전기차를 만들어왔다”며 “이제는 디자인과 품질 면에서도 우리를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의 본질을 전기차 자체보다 소프트웨어 혁신으로 규정했다. 팔리는 “중국, 소프트웨어, 전기차를 같은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만 소프트웨어는 그보다 10배는 더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포드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과 확장형 전기차(EREV) 개발, 배터리 기술 내재화 등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확장형 전기차는 약 100~150마일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에 소형 엔진을 결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구조다.
◇ 관세·규제 완화 변수 속 “포드 방식대로 간다”
팔리 CEO는 최근 미국 정부의 배출가스 규제 완화와 관세 정책 변화도 주요 변수로 꼽았다. 그는 “40년 업계 생활 동안 고객이 원하는 대로 차를 마음껏 팔아본 적이 없다”며 “규제가 크게 완화된 것은 포드에 중대한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관세와 관련해서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약 80%를 미국에서 생산하지만 부품은 해외에서 많이 들여온다”며 “초기에는 연간 30~40억 달러(약 4조3080억~5조7440억 원) 규모의 관세 부담이 예상됐으나 현재는 약 10억 달러(약 1조4360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팔리는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포드는 순수 전기차, 확장형 전기차, 하이브리드를 모두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의 문화는 스스로 판단하고 길을 찾는 데 있다”고 말했다.
팔리 CEO는 창업자 헨리 포드를 언급하며 “그가 지금 돌아온다면 밤새워 일할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변혁의 한가운데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