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월가가 주식 비중을 줄이고 국채와 금, 스위스프랑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헤이븐 퍼스트’ 전략에 무게를 싣고 있다.
중동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재자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동 분쟁이 빠르게 전개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먼저 피난처, 질문은 나중”…국채·금·스위스프랑 주목
브릭스는 미 국채 금리가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같이 분석했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 국채와 금, 스위스프랑 같은 전통적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자산운용사 라운드힐파이낸셜의 데이브 마자도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는 보복이 아니라 호르무즈 위험”이라며 “해상 운송이 계속 열려 있다면 주식시장은 이를 소화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모든 가정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거래량의 약 4분의 1을 처리하는 전략적 수로다. 이곳에서 운송 차질이 발생하면 국제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 “유가 80~90달러 가능”…인플레 기대 재자극 우려
프랑스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뱅상 모르티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단기적으로 유가가 5~10% 오르고 미국 금리는 하락하며 금은 상승, 주식은 약 1%가량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BNP파리바자산운용의 스테판 켐퍼 수석투자전략가는 “주요 하방 위험은 유가”라며 “유가가 일정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성장 전망과 물가에 영향을 미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략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80달러(약 11만4800원)에서 90달러(약 12만9200원)로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브렌트유는 최근 배럴당 70달러(약 10만500원) 초중반대에서 거래됐다.
미국의 에너지·원자재 전문 트레이딩 기업인 버펄로바유코모디티스의 프랭크 몽캄은 “이번 공습은 이미 취약한 주식시장에 거의 완벽한 매도 촉매”라며 단기 변동성 확대를 예상했다. 다만 지정학적 충돌은 통상 일시적 조정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장기 약세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 중동·신흥국 타격 우려…“장기화 여부가 관건”
가마자산운용의 라지브 데 멜로 글로벌 매크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장기화하면 신흥국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대다수 신흥국은 순(純) 원유 수입국이어서 유가 상승이 경상수지와 물가에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형 온라인 증권사 찰스슈왑의 케빈 고든 매크로 전략 책임자는 “유가가 일정 기간 상승세를 유지하면 단기 인플레이션 공포가 주식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면서도 “실물 성장과 기업 이익에 실질적 타격이 없다면 주가 하락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수습될지, 아니면 호르무즈 해협 차질과 함께 수주 이상 이어질지에 따라 시장 충격의 강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발 에너지 충격이 현실화할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와 글로벌 자산가격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