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시스템 자회사 ‘파나소닉 아비오닉스’, 스카이트랙스 상위 20개 항공사 싹쓸이
차세대 ‘아스트로바’ 앞세워 매출 2,900억 엔 돌파… B2B 솔루션 모델의 성공 사례
차세대 ‘아스트로바’ 앞세워 매출 2,900억 엔 돌파… B2B 솔루션 모델의 성공 사례
이미지 확대보기한때 TV와 가전 시장의 위축으로 고전했던 파나소닉은 항공사와 승객의 요구를 정밀하게 파고든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통합 솔루션을 통해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탈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와 업계에 따르면, 파나소닉의 항공 가전 자회사 ‘파나소닉 아비오닉스(Panasonic Avionics)’는 작년 기준 세계 20대 항공사 모두에 시스템을 공급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제품 ‘아스트로바’… 개인화와 모듈화로 승부
파나소닉 아비오닉스의 가파른 성장세는 2022년 출시된 차세대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아스트로바(Astrova)’가 견인하고 있다.
켄 세인 CEO가 “회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제품”이라고 자평한 아스트로바는 출시 이후 30개 이상의 글로벌 항공사가 채택하며 역대 가장 빠른 주문 속도를 기록 중이다.
아스트로바의 핵심 경쟁력은 ‘개인화’와 ‘유연성’에 있다. 승객이 좌석 모니터에 항공사 회원 번호를 입력하면 시청 기록을 기반으로 취향에 맞는 영화를 추천해주고, 목적지와 선호도에 따른 맞춤형 광고를 노출한다.
또한, 모듈식 설계를 도입해 USB 충전 포트나 특정 부품만 별도로 교체할 수 있도록 하여, 과거 7년 주기로 이루어지던 시스템 업데이트를 2년으로 대폭 단축했다. 이는 항공사의 유지보수 비용 절감은 물론, 승객들에게 항상 최신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 30% 가벼워진 무게와 탄탄한 글로벌 수리 네트워크… 고객 가치 극대화
서비스 인프라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캘리포니아 본사에는 각 항공사 전담 엔지니어들이 상주하며 시스템 오작동 시 실시간 원격 지원을 제공한다.
또한, 전 세계 약 50개 주요 공항에 수리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하와이 다니엘 K. 이노우에 국제공항에 대규모 정비 기지를 추가하며 사후 관리 역량을 강화했다.
전체 직원 3,500명 중 3분의 1을 엔지니어로 구성하고 최근 수백 명의 기술 인력을 추가 채용한 점은 파나소닉이 이 사업을 단순한 ‘제조’가 아닌 ‘기술 솔루션’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 ‘스마트폰 경쟁자 아니다’… 멀티스크린과 기내 Wi-Fi의 융합
일각에서는 승객들이 개인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함에 따라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도태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파나소닉은 이를 ‘멀티스크린’의 기회로 전환했다. 승객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동시에 기내 대형 화면으로 영화를 보거나 지도를 확인하는 행동 패턴에 주목한 것이다.
현재 파나소닉은 지연 없는 기내 Wi-Fi 환경 구축을 위해 글로벌 위성 통신사들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으며, 향후 기내 화면에 승객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직접 연동하는 기능도 준비 중이다.
앤디 매슨 수석 부사장은 “아이패드 등장 당시 대체 우려가 컸으나, 결과적으로 기내 화면과 개인 기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스크린 문화가 주류가 되었다”고 분석했다.
◇ 한국 산업계 및 항공업계에 주는 시사점: 제조 기반의 솔루션 전환
파나소닉의 성공은 하드웨어 제조 역량을 가진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B2B 솔루션 모델로 진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파나소닉 홀딩스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데이터 센터용 저장 배터리, 공급망 관리 시스템, 그리고 이번 항공기 시스템과 같이 지속적인 요금 발생이 가능한 ‘솔루션 도메인’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 가전 기업들도 단순 판매를 넘어 유지보수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결합된 구독형 솔루션 모델로의 체질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기내 시청 기록을 통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은 마케팅 측면에서 매우 강력한 도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단순한 서비스 차원을 넘어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맞춤형 여행 상품을 제안하는 데이터 플랫폼으로 진화시켜야 한다.
무게를 30% 줄인 파나소닉의 사례처럼, 국내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업계는 기내 환경에 최적화된 초경량·저전력 OLED 패키지 및 전용 칩셋 개발을 통해 차세대 IFE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특히 향후 폭발적으로 증가할 기내 연결성(Connectivity) 수요에 맞춰 위성 통신 부품과 안테나 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