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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영국, 오커스 핵잠수함에 3억 달러 베팅…고스트 배트 유럽 수출길 연다

호주, 롤스로이스 핵원자로 부품 확보에 3억 1천만 달러 선제 투자…오커스 궤도 본격화
호주산 무인기 '고스트 배트'에 영국·나토 미사일 탑재 추진…유럽 방산 시장 정조준
우크라이나 지원용 영국 장거리 미사일, 호주 시험장서 성능 검증…첨단 레이더 협력도
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합의에 따라 호주 해군이 우선 도입하게 될 미국산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의 항해 모습. 호주는 미국산 핵잠수함 운용으로 노하우를 축적한 뒤, 2040년대부터 영국과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SSN-AUKUS 핵잠수함을 자체 건조해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사진=게티이미지/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합의에 따라 호주 해군이 우선 도입하게 될 미국산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의 항해 모습. 호주는 미국산 핵잠수함 운용으로 노하우를 축적한 뒤, 2040년대부터 영국과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SSN-AUKUS 핵잠수함을 자체 건조해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사진=게티이미지/연합뉴스
영국 런던에서 만난 팻 콘로이 호주 방위산업부 장관과 루크 폴라드 영국 국방부 부장관이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첨단 무기 공동 개발을 위한 대규모 방산 협력 합의안을 발표했다. 호주가 차세대 핵잠수함 원자로 부품 확보를 위해 3억1000만 달러(약 4400억 원)를 전격 투입하고, 호주산 전투 무인기에 유럽 무기를 통합하는 등 양국 간의 국방·방산 밀착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가속화되고 있다고 호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오커스 핵잠수함 건조를 위한 첫 단추, 롤스로이스 원자로


호주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3억1000만 달러의 예산은 영국 롤스로이스(Rolls-Royce)가 제작하는 차세대 핵추진 잠수함용 원자로의 초기 핵심 부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된다. 이는 호주가 오커스 프로젝트를 위해 실제 하드웨어 구매에 집행하는 첫 번째 대규모 자금이다.

이 부품들은 향후 호주 남부 오스본 조선소로 이송되어 호주 해군이 운용할 첫 번째와 두 번째 SSN-AUKUS 잠수함에 탑재될 예정이다. 호주 정부는 앞서 남반구 유일의 핵잠수함 건조 시설이 될 오스본 조선소 인프라 구축에 39억 달러(약 5조6200억 원)를 배정했으며, 향후 수십 년간 이 비용은 300억 달러(약 43조 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호주 해군은 2030년대 초반 미국으로부터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3척을 임시로 인도받아 운용 능력을 키운 뒤, 2040년대 초부터 영국과 공동 설계한 SSN-AUKUS 잠수함 5척을 순차적으로 전력화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영국의 잠수함 건조 속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지만, 롤스로이스 측은 철저한 공급망 관리를 통해 납기를 반드시 맞추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무인기 고스트 배트, 유럽 하늘을 노린다


잠수함 외에 양국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항공 무인기 협력이다. 양국은 호주 보잉이 주도적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협동전투무인기(CCA) MQ-28A 고스트 배트(Ghost Bat)에 영국을 비롯한 나토(NATO) 회원국들의 미사일을 통합하는 작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고스트 배트는 유인 전투기와 편대를 이뤄 정찰, 전자전, 타격 임무를 수행하는 첨단 무기체계다. 호주 정부는 고스트 배트가 영국과 유럽 무기 체계를 완벽히 호환할 수 있게 되면, 유럽 국가들로의 수출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과 첨단 레이더 공유


영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공급할 최첨단 장거리 미사일들을 광활한 호주의 군사 시험장에서 테스트하는 방안도 이번 합의에 포함됐다. 세계적인 수준의 정밀 계측 시설을 갖춘 호주의 무기 시험장을 활용함으로써, 영국은 신형 무기의 성능 검증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우크라이나에 더욱 신속하고 신뢰할 수 있는 무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양국은 호주 방산업체 CEA 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 기술을 영국의 주요 국방 프로젝트에 적용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레이저 무기 공동 연구,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 호주 기술진의 영국 BAE 시스템스 조선소 파견 확대 등 다방면에 걸친 전방위적 방산 협력을 약속했다.

중국의 해양 팽창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인도-태평양 및 유럽의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호주와 영국의 이번 밀착 행보는 자유 진영의 방위산업 결속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풀이된다.


김정훈 기자 kjh77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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