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거쳐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 작전에 '클로드' 사용 정황…앤트로픽 내부 반발 기류
헤그세스 국방장관 "자체 가이드라인 철폐" 압박에 앤트로픽 "자율 살상 무기 불가" 원칙 고수
헤그세스 국방장관 "자체 가이드라인 철폐" 압박에 앤트로픽 "자율 살상 무기 불가" 원칙 고수
이미지 확대보기최근 미국 국방부(전쟁부)와 인공지능(AI) 선도 기업 앤트로픽(Anthropic) 사이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방대한 군사 데이터 분석에 AI를 적극 도입하려는 미 군 당국과 자율 살상 무기 등에 자사 기술이 쓰이는 것을 경계하는 AI 기업 간의 근본적인 철학 차이가 실제 작전 투입을 계기로 수면 위에 드러났다고 NBC 뉴스가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 작전이 쏘아 올린 불씨
양측의 균열은 앤트로픽의 AI 챗봇 '클로드(Claude)'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에 사용되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가시화되었다. 앤트로픽은 팔란티어(Palantir)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밀 네트워크에서 자사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초의 기업이다. 팔란티어는 미군의 핵심 데이터 및 소프트웨어 계약업체로, 우주 센서 데이터를 수집해 타격 목표를 설정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세마포르 등 외신에 따르면 팔란티어와 앤트로픽의 정례 회의 중, 마두로 작전에 클로드가 사용된 방식에 대해 앤트로픽 직원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앤트로픽 경영진이 팔란티어 측에 자사 소프트웨어가 해당 작전에 사용되었는지 문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앤트로픽이 자사 기술의 군사적 사용에 반대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겨 팔란티어 측이 경각심을 가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앤트로픽 측은 작전 사용 여부에 대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국방부와 특정 작전 도입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군사적 효용성 극대화 vs AI 안전성 원칙의 대립
이번 갈등의 핵심은 군사 부문에서 AI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식을 둘러싼 근본적인 시각차에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1월 새로운 AI 전략 문서를 발표하며, 군이 기업의 AI 시스템을 합법적인 목적 내에서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각 기업이 설정한 '가이드라인'을 계약에서 전면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앤트로픽 측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앤트로픽과의 관계를 전면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앤트로픽은 국가 안보 목적의 AI 활용을 지지하고 미 국방부와 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사 AI가 치명적인 자율 살상 무기나 국내 감시용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레드라인'을 고수하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민주주의 국가가 AI 기반 군사 도구를 활용할 정당한 권리가 있지만, 이는 반드시 신중하고 제한적인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마이클 호로비츠 교수는 클로드와 같은 챗봇 모델이 당장 자율 살상 무기에 직접 쓰일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향후 미군이 실전에서 민간 첨단 기술을 도입하고 통제하는 기준을 설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kjh77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