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갚으려 또 빚내는 지옥의 순환 GDP 80% 잠식에 화폐 가치 종잇조각 위기
이미지 확대보기브라질 경제가 거대한 부채의 파도에 휩쓸리고 있다. 국가 부채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조 헤알 고지를 넘어서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위험 수위인 78.7%까지 치솟았다. 이는 단순한 수치의 상승을 넘어 브라질 국가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브라질 뉴스 포털 사이트인 노티시아스에리지가 지난 2월18일 보도한 바에 의하면 브라질의 국가 부채는 2025년 말 기준 10조 헤알에 육박했다. 한화로 약 2,400조 원에 달하는 이 금액은 한국의 국가 채무 총액보다 2배 이상 큰 규모다. 특히 2025년 한 해 동안 발생한 명목적자 규모는 1조 620억 헤알에 달해 국가 재정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이는 GDP의 8.34%에 해당하는 수치로, 정부가 벌어들이는 돈보다 쓰는 돈과 갚아야 할 이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천문학적 이자 비용과 시장 신뢰의 붕괴
적자의 핵심 원인은 살인적인 고금리 기조 속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 비용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브라질 정부가 지불한 명목 이자 비용만 1조 76억 헤알로 GDP의 7.91%를 차지했다. 빚을 갚기 위해 다시 빚을 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시장의 신뢰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정부가 제시한 재정 목표치 달성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며 자본 유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는 못 갚는 빚, 국민의 삶을 옥죄는 대가
재정 전문가들은 현재의 부채 구조상 정부가 스스로 빚을 상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경고한다. 결국 이 거대한 부채의 부담은 국민의 몫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세금을 올리고, 방만한 통화 공급은 물가 상승을 초래하며, 부채 관리를 위한 고금리 유지는 서민들의 대출 부담을 가중시킨다. 세금과 물가, 금리라는 세 갈래 채찍이 국민의 삶을 동시에 타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기본수지 적자의 늪과 국가 파산 논쟁
정부의 순수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기본수지는 2025년 550억 헤알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GDP 대비 0.43% 수준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재정 준칙을 준수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지출 통제에 실패하면서 학계와 시장에서는 브라질이 사실상 국가 파산 상태로 진입하고 있다는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재정 흑자로 전환하지 못하는 한 부채 비율을 안정화할 방법이 없다는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저성장과 빈곤의 장기화, 예고된 미래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향후 수년간 저성장과 상대적 빈곤의 장기화라는 대가를 치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6년 부채 비율이 83.6%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인프라 투자나 복지에 쓰여야 할 예산이 고스란히 이자를 갚는 데 소모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신용등급 하락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브라질 정부가 획기적인 재정 개혁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남미 최대 경제 대국의 침체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전망이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