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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 하나에 전력 700W ‘비명’… 인텔 1.4나노 공정, ‘자기 발열’에 사활 걸렸다

소비자용 CPU가 산업용 전력 소모… 하드웨어 성능 한계치 도달
애플·미디어텍 잡은 인텔 파운드리, ‘백사이드 전원’ 기술이 독(毒) 될 수도
하드웨어의 성능 향상이 기기의 물리적 수명을 갉아먹고 에너지 효율의 임계점을 시험하는 ‘성능의 역설’ 시대가 열렸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하드웨어의 성능 향상이 기기의 물리적 수명을 갉아먹고 에너지 효율의 임계점을 시험하는 ‘성능의 역설’ 시대가 열렸다. 이미지=제미나이3
하드웨어의 성능 향상이 기기의 물리적 수명을 갉아먹고 에너지 효율의 임계점을 시험하는 성능의 역설시대가 열렸다. 중앙처리장치(CPU) 한 개가 과거 고성능 워크스테이션 전체 시스템과 맞먹는 700W 이상의 전력을 소모하고, 초미세 1.4나노미터(nm) 공정에서는 칩이 스스로를 태우는 자기 발열현상이 차세대 반도체 패권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노트북체크(Notebookcheck) 등 외신은 10(현지시각), 인텔의 차세대 데스크톱 CPU ‘노바 레이크(Nova Lake)’ 플래그십 모델이 최대 부하 상태에서 700W가 넘는 전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현재 하이엔드 그래픽카드와 CPU를 합친 전체 시스템 전력 소모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같은 날 소후닷컴(Sohu) 등 외신도 애플에 이어 미디어텍(MediaTek)이 인텔의 1.4나노(14A) 공정을 채택했으나, 핵심 기술인 백사이드 전원 공급(PowerDirect)’이 심각한 열 문제를 동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텔 차세대 '노바 레이크' CPU 주요 사양 및 전력 전망. 도표=글로벌이코노믹/출처=Notebookcheck (2026.02.10) 및 IT 팁스터 자료 재구성이미지 확대보기
인텔 차세대 '노바 레이크' CPU 주요 사양 및 전력 전망. 도표=글로벌이코노믹/출처=Notebookcheck (2026.02.10) 및 IT 팁스터 자료 재구성


일반 PC산업용전력 소모… 냉각 시장 판도 바꾼다


인텔이 오는 2026년 말 내놓을 노바 레이크-S는 최대 52코어와 288MB의 최하위 캐시(bLLC)를 탑재해 경쟁사인 AMD의 차세대 (Zen) 6’를 압도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성능을 끌어올린 대가는 가혹하다. 유명 IT 정보유출자(팁스터) 코피테7키미(Kopite7kimi)는 노바 레이크의 K-시리즈 플래그십 모델이 전력 제한을 해제할 경우 700W 이상의 전력을 소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인텔의 최상위 모델인 코어 울트라 9 285K가 최대 356W를 사용하고, 전력 소모가 많기로 이름난 i9-14900K548W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3배에서 2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업계는 이를 두고 소비자용 CPU의 범주를 벗어난 무리한 모험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 정도 전력 소모는 일반적인 공랭식 냉각기(쿨러)로는 감당할 수 없으며, 고성능 수냉식 냉각 시스템이 필수다. 사실상 일반 소비자용 PC 시장이 고성능 데스크톱(HEDT)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반도체 자체 성능보다 이를 식히는 냉각 솔루션의 가격과 기술력이 PC 조립 비용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 1.4나노(14A) 공정 핵심 기술 지표 및 리스크 분석. 도표=글로벌이코노믹/출처=Sohu Tech (2026.02.10) 및 인텔 파운드리 기술 로드맵 분석이미지 확대보기
인텔 1.4나노(14A) 공정 핵심 기술 지표 및 리스크 분석. 도표=글로벌이코노믹/출처=Sohu Tech (2026.02.10) 및 인텔 파운드리 기술 로드맵 분석


인텔 1.4나노 공정의 양날의 검’, 백사이드 전원 기술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를 맹격렬하게 추격 중인 인텔은 애플에 이어 대만의 미디어텍을 1.4나노 공정 고객사로 확보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인텔 14A 공정은 18A 공정보다 성능은 15~20% 높이고 전력 소비는 25~35%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핵심은 파워다이렉트(PowerDirect)’로 불리는 백사이드 전원 공급 기술이다. 기존에는 칩 앞면에 회로와 전원선을 함께 배치했으나, 이를 뒷면으로 분리해 트랜지스터 밀도를 높이고 주파수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기술은 치명적인 부작용을 안고 있다. 전원선이 뒷면으로 옮겨가면서 칩 내부의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길을 막아버려, 칩이 스스로 열을 내는 자기 발열효과를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설계 전문가들은 1.4나노 공정이 성공하려면 단순히 회로를 세밀하게 그리는 기술을 넘어, 칩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제어하느냐에 사활이 걸렸다고 보고 있다.

수율과 발열 제어가 파운드리 승부처 될 것


미국 실리콘밸리의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인텔의 광폭 행보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한 반도체 설계 전문가는 인텔이 공격적인 계획을 제시하며 대형 고객을 유치한 것은 성과지만, 실제 양산 과정에서 700W에 달하는 전력을 견디는 안정성과 1.4나노 미세 공정의 수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2026년부터 펼쳐질 반도체 전쟁은 누가 더 미세하게 만드느냐의 싸움에서 누가 더 적은 전력으로 열을 잘 다스리느냐의 싸움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인텔이 제시한 초고성능의 비전이 실제 시장에서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과도한 발열과 전력 소모라는 물리적 장벽에 부딪힐지가 향후 글로벌 반도체 지형도를 결정지을 관전 포인트다.

앞으로 인텔이 이 열 방정식을 풀지 못한다면, 파운드리 시장의 대항마로 성장하려는 야심은 수율 저하와 전력 제어 실패라는 암초를 만날 수밖에 없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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