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삼성·SK와 밀착… 차세대 ‘루빈’용 HBM4 물량 50% 선점 초읽기
인텔·소프트뱅크, ‘탈(脫)HBM’ 선언… 3D 아키텍처 ‘ZAM’으로 공급망 독립 승부수
메모리 병목이 가른 AI 패권, 단순 제조 넘어 ‘설계 주도권’ 확보 전쟁으로 확산
인텔·소프트뱅크, ‘탈(脫)HBM’ 선언… 3D 아키텍처 ‘ZAM’으로 공급망 독립 승부수
메모리 병목이 가른 AI 패권, 단순 제조 넘어 ‘설계 주도권’ 확보 전쟁으로 확산
이미지 확대보기9일(현지 시각) IT 전문매체 디지타임즈와 Wccftech 보도에 따르면, AI 가속기 시장은 단순한 부품 확보 경쟁을 넘어 반도체 설계 방식 자체를 혁신하려는 기술 전쟁으로 급격히 번지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엔비디아의 ‘스킨십 경영’…SK하이닉스와 HBM4 50% 점유 논의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메모리 업체들과의 독특한 밀착 행보를 통해 공급망 안정성을 굳히고 있다. Wccftech 보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최근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미국 샌타클래라에서 만나 차세대 AI 가속기인 ‘루빈(Rubin)’에 탑재할 HBM4와 저전력 메모리 모듈 ‘SOCAMM’ 공급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러한 행보는 가속화되는 메모리 부족 사태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다. 현재 AI 시장은 LPDDR, DDR, GDDR 등 범용 D램 수요 폭증으로 심각한 수급 불균형을 겪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이미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경영진과도 격의 없는 만남을 가지며 장기공급계약(LTA) 체결을 주도해왔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협의로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전체 HBM4 재고의 5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며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할 것으로 내다봤다. 엔비디아의 이러한 ‘외교적 행보’는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핵심 자원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인텔·소프트뱅크의 역습…‘ZAM’으로 HBM 물리적 한계 돌파
엔비디아가 기존 HBM 체제를 강화하는 사이, 인텔과 소프트뱅크는 HBM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디지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공동으로 ‘ZAM’ 아키텍처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특정 업체(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에 집중된 HBM 공급 구조가 AI 생태계의 위험 요소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HBM은 데이터를 전달하기 위해 관통전극(TSV)을 사용하지만, HBM4 단계부터는 발열 제어와 전력 공급 등에서 기술적 임계치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ZAM은 분산된 TSV 대신 단일축 구조를 사용하는 ‘중앙 백본’ 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메모리 저장 면적 30% 이상 확대 △신호 경로 단축을 통한 지연 시간 감소 △적층 높이 확대 등의 혁신적 성능 향상을 꾀한다. 인텔은 이를 통해 메모리 제조사의 일정에 종속되지 않고 플랫폼 단위의 통제권을 회복한다는 구상이다.
공급망 다변화가 생존 열쇠…기술 격차 넘어선 ‘아키텍처 전쟁’
시장분석기관 세미비전은 현재의 메모리 부족을 특정 기술 경로에만 의존한 구조적 문제로 진단했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AI 인프라 투자수익률이 메모리 산업의 주기(Cycle)에 묶이는 현상을 경계하며, 아키텍처 설계 자산(IP) 중심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ZAM에 힘을 싣고 있다.
결국 AI 반도체 패권은 메모리 병목현상을 누가 더 효율적으로 해결하느냐에 달렸다. 엔비디아가 한국 기업과의 결속으로 시장을 수성하는 가운데 인텔은 설계 혁신으로 판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내 증권업계 한 전문가는 "엔비디아의 수주전 승리는 한국 기업에 단기적인 실적 호재가 되겠지만, 인텔의 ZAM과 같은 대체 기술의 부상은 장기적인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메모리 제조 역량을 넘어 고객사의 설계 혁신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파트너십 구축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