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판매량 10대 중 9대 중국산… 공급망 앞세워 '전기차 성공' 공식 재현
미국 테슬라 등 서구권 '기술 우위'에도 양산 경쟁 밀리며 기술 패권 상실 위기
미국 테슬라 등 서구권 '기술 우위'에도 양산 경쟁 밀리며 기술 패권 상실 위기
이미지 확대보기기술 전문 매체 ‘레스트 오브 월드(Rest of World)’는 지난 5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중국이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과 탄탄한 수직 계열화 공급망을 바탕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속도에서 실리콘밸리를 압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간 1만3000대 출하… 세계 1·2위 휩쓴 중국 로봇 기업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초기 단계임에도 중국의 독주 체제는 이미 굳어지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와 IDC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휴머노이드 로봇은 약 1만3000대에서 1만8000대에 이른다. 이 가운데 중국산 제품 비중은 90%를 웃돌며, 세계 판매량 상위 10개 업체 중 6곳이 중국 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국의 유니트리(Unitree)는 지난해 5500대 이상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판매해 세계 1위에 올랐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애지봇(Agibot) 역시 5168대를 출하하며 뒤를 이었다.
반면 미국을 대표하는 테슬라(Tesla)와 피규어 AI(Figure AI) 등은 같은 기간 업체마다 150대 안팎을 판매하는 데 그쳐 중국 기업들과 큰 격차를 보였다.
옴디아의 리안 지 수(Lian Jye Su) 수석 분석가는 이번 보도에서 "중국의 초기 우위는 정책 지원과 공공 투자, 성숙한 공급망, 그리고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발전이 결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부 주도 '5개년 계획'과 부품 국산화가 낳은 압도적 격차
국가 기금을 투입해 테스트 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개별 기업의 연구개발을 뒷받침한 것이 시장 선점의 밑거름이 됐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중국은 인공지능과 제조업 분야에서 매우 뛰어나며 테슬라에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될 것"이라며 "중국 외 지역에서는 유의미한 경쟁자를 찾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는 범용 로봇 '옵티머스(Optimus)'를 개발하며 지난해 5000대 생산 목표를 세웠으나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
2만 달러 벽 깨진 가격 경쟁력… "소프트웨어 지능이 변수“
중국 로봇이 시장을 선점한 핵심 동력은 파격적인 가격이다. 유니트리가 출시한 저가형 모델 ‘G1’은 1만6000달러(약 2300만 원) 수준으로, 테슬라가 목표로 하는 2만~3만 달러보다 낮다.
중국 기업들은 감속기, 서보모터 등 핵심 부품을 자체 조달하며 생산 단가를 서구권 기업의 절반 이하로 낮췄다.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일단 시장에 대량의 하드웨어를 보급해 실제 구동 데이터를 수집하는 '선(先)보급 후(後)고도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의 독점이 시장의 최종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테슬라를 비롯한 서구권 기업들은 하드웨어 양보다는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인공지능과 로봇용 운영체제(OS) 고도화에 집중하며 질적인 반격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휴머노이드 시장이 중국의 제조 역량과 미국의 소프트웨어 지능이 맞붙는 ‘강대강’ 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투자업계에서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5년 380억 달러(약 51조150억 원)를 거쳐 2050년에는 5조 달러(약 730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최종 승부처는 하드웨어 보급률과 인공지능의 자율성 중 어느 쪽이 실제 현장에서 더 높은 효율을 증명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분석했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