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부총리 “실리콘 실드 사수” 배수진… 관세 100% 압박에도 생산기지 이전 불가
인텔 18A ‘후면 전력’ 초격차 확보했으나 고객은 외면… TSMC·삼성 ‘안정성’ 택하며 파운드리 격차 확대
인텔 18A ‘후면 전력’ 초격차 확보했으나 고객은 외면… TSMC·삼성 ‘안정성’ 택하며 파운드리 격차 확대
이미지 확대보기9일 IT 전문 매체 톰스하드웨어(Tom’s Hardware)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대만 당국은 미국 정부가 제안한 반도체 제조 시설의 대규모 이전 요구를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이와 동시에 8일(현지시각) Wccftech는 인텔이 차세대 1.8나노급 18A 공정에서 기술적 승기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앞선 기술 혁신이 오히려 외부 고객사의 진입 장벽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지 확대보기대만 “첨단 공정 본토 유지” 대미 협상서 배수진
대만 정부는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인 과학 단지와 최첨단 공정 기술을 섬 내에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정리춘 대만 부총리는 최근 CTS 방송 인터뷰에서 “대만의 반도체 생태계는 단순히 다른 지역으로 옮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며 “TSMC 등 자국 기업의 해외 투자는 반드시 국내 성장과 발맞추어 진행할 것”이라고 미국 정부에 통보했다.
이러한 단호한 태도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압박에 대한 정면 대응이다. 러트닉 장관은 최근 “전 세계 반도체 생산이 중국 인근에 집중된 것은 심각한 전략적 취약점”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종료 시점까지 미국의 최첨단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4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경우 대만산 제품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미국 내 공장 건설에 최소 3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할 때, 3년 내 점유율 40% 확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만 당국은 TSMC의 가장 앞선 기술이 대만에 남아 있는 한 해외 확장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안보와 경제 실리를 동시에 챙기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이미지 확대보기인텔 ‘파워비아’ 혁신, 독(毒) 된 기술 초격차
BSPDN은 칩 앞면의 전력 배선을 뒷면으로 옮겨 데이터 전송 속도와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인텔 18A 공정은 기존 공정 대비 동일 주파수에서 전력 소모를 36% 줄이고, 동일 전력에서 성능을 25% 높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이 파괴적 혁신이 고객사에는 과도한 설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테크인사이트(TechInsights) 보고서에 따르면, BSPDN은 기존 논리 설계 규범을 완전히 뒤바꾸기 때문에 고객사가 물리적 설계 방식을 처음부터 다시 작업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TSMC가 BSPDN 도입을 2020년대 후반으로 늦추며 기존 설계 자산(IP)을 활용할 수 있는 안정적 전략을 취한 것과 대조적이다. TSMC는 1.6나노급인 A16 공정에서나 이 기술을 도입할 예정인데, 이는 인텔보다 두 세대나 늦은 시점이다. 하지만 현재 파운드리 고객들은 기술적 우위보다 설계의 연속성과 공정 이동의 편의성을 더 중시하며 인텔 채택을 주저하고 있다.
2027년 파운드리 지형도 바꿀 ‘운명의 분수령’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텔 18A 공정이 당장은 외부 고객 확보에 고전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업계의 표준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인텔은 자사 최신 칩인 ‘팬서 레이크(Panther Lake)’에 이 기술을 통합하며 성능을 입증했다. 전문가들은 인텔이 18A의 개량형인 18A-P나 그다음 단계인 14A 공정에 진입하는 2027년경에는 시장 전체가 새로운 설계 방식에 적응하며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분석한다.
대만과 미국의 갈등 또한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다. 미국이 관세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낸 만큼, 대만은 핵심 기술 유출을 막으면서도 미국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해야 하는 처지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이제 제조 미세화 경쟁을 넘어 지정학적 안보와 설계 구조의 근본적 변화라는 거대한 파도에 직면했다. 대만의 ‘실리콘 실드’와 인텔의 기술 도박이 2027년 반도체 지형도를 어떻게 재편할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