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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희비…SK하이닉스 ‘2027년 가동’ vs 삼성전자 ‘인프라 조기해결 시급’

SK하이닉스, 지방도 지하 전력망 매설로 공기 5년 단축…인프라 난제 정면 돌파
삼성전자 국가산단, 보상·지형·문화재 ‘3중고’에 발목…시스템 반도체 주도권 비상
천문학적 투자 ‘K-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용수·전력 확보가 글로벌 AI 경쟁력의 분수령
세계 반도체 산업의 지형을 바꿀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사업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보폭 차이가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력망 구축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 사업 속도를 높인 반면, 삼성전자의 국가산업단지는 행정 절차와 지형적 한계에 부딪혀 착공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반도체 산업의 지형을 바꿀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사업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보폭 차이가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력망 구축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 사업 속도를 높인 반면, 삼성전자의 국가산업단지는 행정 절차와 지형적 한계에 부딪혀 착공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세계 반도체 산업의 지형을 바꿀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사업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보폭 차이가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력망 구축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 사업 속도를 높인 반면, 삼성전자의 국가산업단지는 행정 절차와 지형적 한계에 부딪혀 착공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DIGITIMES)7(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용인 클러스터의 핵심 인프라 확보 현황을 집중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인프라 구축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대폭 줄이며 2027년 상반기 첫 공장 완공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부지 보상과 지형 문제로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도로 밑으로 흐르는 6GW 전력…SK하이닉스, 인프라 혁신으로 공기 단축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용인 원삼면 일반산업단지는 전력망 구축에서 '지방도 지하 매설'이라는 창의적 해법을 찾았다. 황준기 용인특례시 제2부시장은 최근 포럼에서 "송전탑 건설에 따른 주민 반대를 극복하기 위해 318번 지방도 확장 공사와 연계하여 전력망을 땅 밑에 묻는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 방식은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민원을 근본적으로 차단했을 뿐만 아니라, 인프라 구축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5년으로 절반 가량 줄이는 성과를 냈다. 아울러 중복 공사를 피함으로써 건설 비용을 약 30% 절감하고 공사 중 소음과 먼지 발생도 최소화했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 총 600조 원을 투자해 팹(Fab·반도체 제조 공장) 4기를 짓는다. 2027년 가동될 첫 공장에서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HBM(고대역폭메모리)10나노급 D램이 집중 생산될 예정이다. 용수 또한 내년 7월부터 하루 26만 톤(t) 규모로 정상 공급된다.

삼성전자 국가산단, '한국 반도체의 운명'이라 불리나


반면 삼성전자가 팹 6기를 지을 이동·남사읍 국가산업단지는 갈 길이 멀다. 760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방대한 부지 중 토지보상 진척률은 이제 막 30%를 넘어선 수준이다.

산악 지형을 평지로 만드는 대규모 토공 작업과 문화재 발굴 조사가 발목을 잡고 있다.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오는 8월 부지 조성 공사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산악 지형이 많아 지반을 평탄하게 만들거나 구조물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 흙을 파내거나 절토하는 토공 작업이 필요해 실제 건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아곡리에 위치한 고려시대 성곽 유적인 처인성 유적과 관련한 문화재 발굴 조사가 변수로 떠올랐다. 사업부지 내에서 중요한 유물이 발견될 경우 보존 조치로 인해 공사 일정이 추가로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전문가들이 삼성전자 국가산단의 조기 착공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이곳이 '시스템 반도체'의 전초기지이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가 '정보를 저장하는 창고'라면, 시스템 반도체는 '정보를 계산하고 생각하는 두뇌'. 현재 한국은 메모리 분야에서는 세계 1위지만,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의 핵심인 '두뇌(시스템 반도체)' 분야 점유율은 3%대에 머물고 있다. 용인 국가산단은 이를 뒤집기 위해 삼성전자가 20년간 360조 원을 투입하는 국가적 프로젝트다.

새만금 등 대안론 부상에도 '용인 생태계' 포기 못 해


최근 반도체 시설의 수도권 집중과 자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북 새만금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새만금은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용인의 지리적 이점과 생태계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흥·화성·평택으로 이어지는 삼성전자의 기존 거점과 이천의 SK하이닉스 팹, 그리고 판교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밀집한 공급망을 고려할 때 용인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심장'과도 같기 때문이다.

2027~2030'반도체 대전'…생산 제품과 비중은?


용인 클러스터가 본격 가동되면 한국 반도체 생산 지도는 완전히 재편된다.

원삼면의 SK하이닉스 공장은 2027년 상반기부터 최첨단 HBM 생산을 시작한다. AI 서버에 필수적인 이 제품은 향후 SK하이닉스 전체 D램 생산량의 20~30% 이상을 차지하며 수익성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동·남사읍의 삼성전자 공장은 당초 2030년 가동이 목표다. 이곳에서는 엔비디아나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의 설계를 받아 제품을 대신 만들어주는 '파운드리와 AI용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된다. 완공 시 삼성전자 전체 시스템 반도체 생산능력은 현재보다 2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황 부시장은 "반도체 공장은 극미세 공정을 다루기 때문에 지반의 미세한 흔들림도 허용되지 않는다""단순한 땅이 아니라 단단한 암반 지대와 완벽한 인프라가 갖춰진 용인이 한국 반도체 생태계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용인시는 지자체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국가산단 조기 착공 여부가 향후 한국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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