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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도산 제품 관세 50%→18% 인하…모디 “러시아산 석유 수입 중단” 합의

지난해 2월 1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2월 1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대가로 인도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3일(이하 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한 뒤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인도산 제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기존 50%에서 18%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러시아산 석유 구매 중단을 압박하기 위해 추가로 부과했던 25%포인트의 관세를 철회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가 러시아산 원유를 베네수엘라와 미국산 원유로 대체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인도는 세계 3위 원유 소비국으로 그동안 경제 성장과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러시아산 원유에 크게 의존해 왔다. 글로벌 원유 거래 데이터업체 클레르에 따르면 인도는 하루 약 150만 배럴의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는 인도 전체 원유 수입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다만 단기간 내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베네수엘라는 과거 하루 300만 배럴 이상을 생산했으나 사회주의 정권 출범 이후 인프라가 크게 노후화돼, 생산량 회복에는 수년간의 정비와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로브 호워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 자산운용 투자전략 담당은 “러시아산 원유를 베네수엘라나 미국산으로 완전히 대체하려면 상당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러시아산 원유를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를 더 많이 수입하고 있지만 미국의 추가 관세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러시아산 원유는 국제 시세보다 배럴당 약 16달러 낮은 가격에 거래돼 인도 입장에서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아르빈드 수브라마니안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제재 대상 원유와 비제재 원유 간 가격 차가 줄었고 여기에다 미국의 고율 관세로 인도 수출업체들이 부담을 느끼면서 정책 전환이 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인도가 과거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제재를 우회해 왔다는 점에서 실제 이행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에 따라 인도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전면 철폐하고 비관세 장벽도 제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관세 장벽에는 미국 기업 서비스에 대한 특별세나 부가가치세 등이 포함될 수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인도가 미국의 에너지·기술·농업·석탄 등 분야에 5000억 달러(약 730조 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유럽연합(EU)이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직후 나온 조치다.

수브라마니안 연구원은 “인도가 EU에 우선적 시장 접근을 허용할 경우 미국 기업들이 불리해질 수 있어 미국이 협상을 서둘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의 인도산 제품 수입액은 955억 달러(약 139조4300억 원)로 전체 수입의 약 3%를 차지했고 미국의 인도 수출액은 420억 달러(약 61조3200억 원)였다. 미국이 인도에서 주로 수입하는 품목은 컴퓨터와 전자기기, 의약품, 의류, 화학제품 등이며 인도가 미국에서 주로 수입하는 품목은 원유·가스, 항공기와 항공기 부품이다.

아울러 아메리칸익스프레스, JP모건체이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미국 기업들은 인도 내 고용과 사무소를 확대하며 현지 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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