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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CK 허치슨 파나마 항구권 몰수에 반발… “자국 기업 보호 위해 모든 조치”

파나마 대법원, 리가싱 회장의 항만 양허 계약 ‘위헌’ 판결… CK 허치슨 주가 4.6% 급락
트럼프의 ‘운하 탈환’ 공약과 중국의 전략적 압박 충돌… 초강대국 대리전 양상
2025년 2월 1일, CK 허치슨 그룹 소속 부대가 운항하는 크리스토발 항구에 정박 중인 MSC 선박. 파나마 법원은 이 회사의 양보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2월 1일, CK 허치슨 그룹 소속 부대가 운항하는 크리스토발 항구에 정박 중인 MSC 선박. 파나마 법원은 이 회사의 양보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가 홍콩의 거대 대기업 CK 허치슨(CK Hutchison)이 파나마 운하 터미널 운영권을 상실할 위기에 처하자, 자국 사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파나마 법원이 1990년대부터 이어온 CK 허치슨의 항만 운영 계약을 무효화하면서, 라틴 아메리카를 둘러싼 미·중 간의 패권 경쟁이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3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파나마 대법원의 판결 직후 성명을 통해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 보호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판결이 파나마의 기존 법률 체계에 위배된다고 지적하며, 관련 기업들이 법적 절차를 포함한 모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파나마 대법원 “25년 임대 연장 무효”… 위헌 판결에 시장 충격


이번 사태의 발단은 파나마 감사관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원고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시작되었다.

아넬 플로레스 파나마 감사관은 2021년에 이뤄진 25년 임대 계약 갱신 과정에서 심각한 불법성과 불규칙성이 발견되었다고 주장하며 계약 무효를 요구해 왔다. 파나마 법원은 해당 양허 계약이 파나마의 국익을 침해하며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홍콩 증시에서 CK 허치슨의 주가는 한때 5% 이상 폭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 트럼프의 ‘중국 배제’ 전략과 미 기업의 인수… 뒤엉킨 이해관계

파나마 운하의 항만 운영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중국의 손에서 운하를 되찾겠다”고 공약했던 핵심 안보 현안이다.

이에 따라 2025년 초, CK 허치슨은 미국의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과 지중해 해운(MSC) 컨소시엄에 약 230억 달러 규모로 항만 자산을 매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국영 해운사인 코스코(COSCO)가 해당 지분을 확보하도록 압박하며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려 시도해 왔다.

◇ 홍콩 정부 “부당한 강압에 단호히 거부”… 비즈니스 환경 악화 우려


홍콩 정부 역시 이번 판결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파나마 정부에 계약 정신 존중을 촉구했다.

홍콩 당국 대변인은 외국 정부가 부당한 수단을 동원해 홍콩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훼손하는 행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사태가 공정한 비즈니스 환경을 해치고 있다며, 향후 홍콩 기업들이 파나마에 대한 기존 투자는 물론 미래 투자 계획까지 전면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소국의 전략적 인내인가, 초강대국 경쟁의 희생양인가


전문가들은 이번 법원 판결이 라틴 아메리카 내에서 벌어지는 초강대국 간 경쟁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분석가들은 파나마 당국이 법적 주권이라는 카드를 활용해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인내심을 발휘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번 판결로 인해 기존 매각 계약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으며, 향후 블랙록과 코스코 등 모든 이해당사자가 파나마의 새로운 법적 기준에 맞춰 다시 운영권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는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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