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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값, ‘블랙 프라이데이’ 31% 폭락...46년 만에 최악의 날

'매파'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지명에 차익실현 '파상공세'...금값도 10% 폭락
28일, 독일 뮌헨에서 금괴와 은괴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8일, 독일 뮌헨에서 금괴와 은괴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하자, 연준의 독립성 우려가 완화되고 달러화가 치솟으며 금과 은 가격이 동반 폭락했다.
CNBC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각) 뉴욕시장 후반 은 현물 가격은 28% 급락한 온스당 83.45달러에 거래되며 장중 최저치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은 선물 가격은 31.4% 폭락한 78.53달러에 마감하며, '헌트 형제' 사태가 있었던 1980년 3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현물 금 역시 약 9% 하락한 온스당 4895.22달러에 거래됐다. 금 선물은 11.4% 떨어진 4745.10달러에 장을 마쳤다.

‘강달러’ 귀환 속 차익 실현 파상공세


케빈 워시의 차기 연준 의장 지명 소식으로 시작된 금과 은 가격의 하락세는 뉴욕시장 오후 들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걷잡을 수 없이 낙폭을 키웠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가 약 0.8% 상승하자, 금과 은에 대한 낙관론은 힘을 잃었다. 달러 강세는 해외 투자자들의 매수 비용을 높여 귀금속 가격에 추가 압박을 가하는 요인이다.

밀러 타박의 주식 전략가 맷 메일리는 CNBC에 “상황이 미쳐가고 있다”며 “최근 데이 트레이더 등 단기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며 은 시장에 쌓였던 레버리지가 거대한 하락장 속에서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과 강제 청산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트럼프의 선택...케빈 워시


당초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최근 예측 시장에서 워시가 선두로 치고 올랐고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을 받았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는 “워시의 지명은 ‘화폐 가치 하락(Debasement)’ 거래에 제동을 걸어 달러를 안정시키고 금과 은 가격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구하 부회장은 “워시를 무조건적인 매파로 보고 자산 시장에서 과도하게 베팅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그는 보수적인 중앙은행가 전통을 따르는 실용주의자이지, 이데올로기에 매몰된 매파가 아니기에 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칠 위험이 있다”고 조언했다.

금과 은의 기록적인 폭등 뒤에 찾아온 폭락 사태를 두고 월가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025년 한 해 동안 각각 66%와 135%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며 폭풍 랠리를 질주한 금과 은은 이날 기록적인 투매의 희생양이 됐다.

광산주와 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의 하락폭은 더 처참했다. 프로셰어즈 울트라 실버(ProShares Ultra Silver) 펀드는 62% 이상 폭락했고,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iShares Silver Trust) 역시 31% 하락하며 두 펀드 모두 사상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포지션 집중이 부른 재앙


영국 자산운용사 마티올리 우즈의 케이티 스토브스 투자 매니저는 이번 은 폭락 사태를 “시장 전반의 ‘리스크 집중’에 대한 재평가”라고 규정했다.

그는 “AI 관련 기술주들이 시장의 관심과 자금을 독식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귀금속 시장에도 과도한 포지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며 “모든 투자자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을 때는 포지션이 청산되는 과정에서 아무리 좋은 자산이라도 투매를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BRI 웨어 매니지먼트의 토니 메도우즈 투자 부문 대표는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 고지를 “너무 쉽게 점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간 금값을 지지하던 달러 약세 흐름이 안정을 찾기 시작하면서 금값의 상승 동력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장기 랠리를 주도했던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최근 몇 달간 주춤해졌다”면서도 “다만 트럼프의 통상 정책과 대외 개입은 여전히 신흥국이나 중국, 러시아 측 국가들이 미국 자산 보유에 거부감을 느끼게 해 외환보유고 다변화 논리는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은 가격이 금의 방향성을 그대로 복사하듯 추종하는 만큼 이번 동반 하락은 예견된 수순이었다고 풀이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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