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조건부 수입 승인 검토…국산 칩 병행 구매 요구
엔비디아 주가 2.6% 급등…SK하이닉스·삼성전자 HBM 수혜 기대
엔비디아 주가 2.6% 급등…SK하이닉스·삼성전자 HBM 수혜 기대
이미지 확대보기조건부 승인, 국산 칩 구매 병행 요구
이번 조치는 미·중 기술 전쟁 속에서 중국이 AI 반도체 확보와 자국 칩 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는 현재 구매 물량 등 구체적 사항을 논의할 수 있는 단계로 진입했다. 베이징은 기업들에 국산 칩 구매를 장려할 방침이지만 정확한 수량은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시장의 관심은 규모에 쏠려 있다.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는 앞서 엔비디아에 각각 20만 개 이상의 H200 구매 의사를 비공식으로 타진했다. 두 회사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와 함께 오픈AI 등 미국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 AI 모델 업그레이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르면 올해 1분기 중 일부 H200 수입을 승인할 계획이지만, 민감 기관과 핵심 인프라에는 사용을 금지할 방침이다.
엔비디아 '중대 반전', 주가 급등
중국의 이번 결정은 최근 몇 주간 H200 수입을 차단한다는 보도와 상반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주 H200 부품 공급업체들이 생산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H200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최첨단 부품 판매는 제한하면서도 중국 수출을 허용한 구형 칩이다. 엔비디아는 AI 모델 개발과 운영에 필수적인 AI 가속기 칩 분야의 선두 업체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 운영자들의 선망 대상이다.
글로벌 HBM 시장 80% 점유…국내기업에도 호재 전망
엔비디아 H200의 중국 수출 재개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H200 1개당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6개가 탑재되는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전 세계 HBM 시장의 8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3E 공급 가격을 약 20% 인상했다. AI 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차세대 제품 출시를 앞두고 기존 세대 가격이 하락하는 일반적 흐름과는 정반대다.
엔비디아 외에도 구글과 아마존이 자체 설계한 AI 가속기를 내년부터 출하할 계획이다. 구글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에는 HBM3E 8개가, 아마zon 트레이니움3에는 4개가 탑재된다. 두 제품 모두 전 세대 대비 HBM 탑재량이 20~30% 늘어난다.
증권업계에서는 2026년 HBM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23% 증가한 6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금액 비중으로는 HBM4 55%, HBM3E 45%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HBM4 전환기에도 HBM3E 수요가 당분간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 재개는 HBM3E 수요를 떠받치는 핵심 변수"라며 "경쟁사에 비해 HBM3E 공급망에 늦게 참여한 삼성전자는 매출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본다.
자급자족과 수입 수요 사이 줄타기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은 지난해 중반 자국 기업들에 엔비디아의 저성능 H20 프로세서 사용을 자제하도록 촉구했다. H20은 미국이 이전에 중국 수출을 허용한 AI 가속기다. 또 알리바바 등 기업들에 AI 응용 프로그램에 전용될 수 있는 워크스테이션 칩 RTX Pro 6000D 주문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엔비디아 경영진은 중국 고객들의 H200 수요가 강하다고 강조했지만, 베이징의 승인 시점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측은 워싱턴에 라이선스 신청서를 제출했고, 미국 정부 승인의 마지막 세부 사항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