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벤처캐피탈 a16z, 'AI 거품론'에 4조4000억 원 역베팅…"진짜 돈은 인프라에 숨어 있다"

"엔비디아 칩 넘어선 'SW 인프라'가 승자"… 마틴 카사도 주도 30억 달러 실탄 확보
코딩 앱 '커서(Cursor)' 1년 새 기업가치 73배 폭등… 유나이티드 항공 시총 추월
"직접 코딩하고 냉정하게 판다"… 기술 지원과 M&A 아우르는 '컴퍼니 빌더' 전략
실리콘밸리의 유력 벤처캐피탈(VC)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시장 일각의 'AI 거품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실리콘밸리의 유력 벤처캐피탈(VC)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시장 일각의 'AI 거품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실리콘밸리의 유력 벤처캐피탈(VC)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시장 일각의 'AI 거품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고 있다. 거품 붕괴를 우려해 투자를 주저하는 시장 분위기와 달리, 산업의 근간이 되는 B2B 소프트웨어 인프라에 집중하는 '역베팅' 전략을 구사해 주목된다.
블룸버그와 이코노믹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지난 19(현지시각) a16z가 최근 AI 인프라 전용 펀드에 17억 달러(24900억 원)를 추가 투입해 총 30억 달러(44000억 원) 규모의 투자 여력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화려한 소비자용 AI 서비스보다 개발자와 기업을 위한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결국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이라는 마틴 카사도 제너럴 파트너의 확신이 반영된 결과다.

하드웨어 아닌 '소프트웨어 인프라'44000억 원의 승부수


a16z가 정의하는 ‘AI 인프라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나 물리적 데이터센터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일반 소비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기술 기업이 AI를 구동하는 데 필수적인 소프트웨어 백엔드에 주목한다. 코딩 애플리케이션, 파운데이션 모델 관리 도구, 네트워크 보안 시스템 등이 여기에 속한다.

a16z는 지난 2024년 조성한 125000만 달러(18300억 원) 규모의 초기 자금에 이어 이번에 17억 달러를 추가 수혈했다. 라구 라구람 a16z 매니징 파트너는 미래의 거대 기술 기업은 바로 이 인프라 영역에서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AI 붐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구조를 바꾸는 마법과 같은 기술적 전환기라는 판단에 근거한다. 카사도 파트너는 사용자와 수요, GPU 사용량은 모두 허수가 아닌 실재라며 거품론을 일축했다.

개발자 DNA’로 옥석 가리기… 커서(Cursor)의 신화


a16z의 이러한 접근은 이미 시장에서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AI 기반 코딩 도구인 커서(Cursor)’. a16z가 초기 투자할 당시 4억 달러(5870억 원) 수준이었던 커서의 기업가치는 지난 11월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293억 달러(43조 원)로 폭등했다. 불과 1년여 만에 유나이티드 항공의 시가총액과 맞먹는 덩치로 성장한 것이다.

이러한 대박의 배경에는 금융 전문가가 아닌 기술 전문가로 구성된 a16z 인프라 팀의 전문성이 자리 잡고 있다. 마틴 카사도 본인이 전산물리학도이자 3D 게임 모델링을 연구한 개발자 출신이며, 제니퍼 리, 매트 본스타인 등 핵심 파트너들도 모두 기술적 배경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커서를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 자신들의 취미용 코딩 프로젝트에 직접 사용해 보며 기술적 우위를 먼저 간파했다. 자민 볼 알티미터 캐피탈 파트너는 카사도는 팀을 꾸릴 때 업계의 관행을 무시하고 철저히 기술 이해도를 최우선으로 뒀다고 회고했다.

함께 코딩하고 냉정하게 판다… 진화하는 VC의 역할


a16z는 자금만 대는 전주(錢主)’ 역할을 넘어 창업자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한다. 카사도는 AI 석학 페이페이 리 교수가 창업한 월드 랩스(World Labs)’ 사무실에 매주 수요일 출근해 직접 코딩에 참여한다. 커서의 서버가 주말에 다운됐을 때 직접 기술 지원에 나선 일화는 실리콘밸리에서 유명하다.

그러나 투자금 회수(Exit) 앞에서는 냉철한 승부사 기질을 드러낸다. 기술력은 있지만, 사업 확장에 난항을 겪는 포트폴리오 기업에는 과감한 인수합병(M&A)을 처방한다. 지난 11AI 모델 배포 기업 레플리케이트(Replicate)’가 경쟁 심화로 고전하자 클라우드플레어에 매각되도록 주도한 것이 대표적이다. 데이터 관리 기업 타뷸러의 데이터브릭스 매각, 스트라이프의 메트로놈 인수 등 굵직한 딜의 배후에도 a16z의 중재가 있었다. 이는 거품 붕괴를 우려하는 시장 상황에서 투자자 이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기업 연착륙을 돕는 고도의 생존 전략이다.

옥석 가리기 본격화… 승자독식 구조 강화


업계에서는 a16z의 행보가 향후 AI 투자 시장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분별한 묻지마 투자가 끝나고, 실질적인 매출과 기술적 해자(Moat)를 갖춘 인프라 기업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다.

마틴 카사도는 현재의 사기업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과열된 측면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AI 시장에서 다수의 기업이 도태되겠지만, 살아남는 승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거대한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벤 호로위츠 공동창업자 역시 이번 인프라 펀드는 내가 본 것 중 최고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체 없는 거품은 걷어내고, 산업의 뼈대가 되는 인프라에 집중하는 a16z역베팅이 어떤 결실을 볼지 글로벌 자본시장이 주시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