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지질조사 끝 간쑤성 베이샨에 7km 나선형 터널 구축 성공
한국 정부, 태백시 철암동에 유사시설 건설…원전 수출 최대 약점 보완 나서
한국 정부, 태백시 철암동에 유사시설 건설…원전 수출 최대 약점 보완 나서
이미지 확대보기폴란드 통신사 폴사트 뉴스는 11일(현지시각) 중국 국영 핵공업그룹(CNNC)이 간쑤성 베이샨 지역에서 지하 연구소로 이어지는 나선형 터널 굴착을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번 시설 완공으로 핵폐기물을 수십만 년간 안전하게 격리하는 '심지층 처분' 기술 실증 준비를 마쳤다.
1996년부터 100개 시추공 뚫어 2억6000만 년 전 화강암층 검증
중국 정부가 베이샨 지역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한 데는 1996년부터 시작한 30년간 지질 조사가 뒷받침했다. 연구팀은 이 지역에서 100여 개 시추공을 뚫어 지질 구조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약 2억 6000만 년 전 형성된 화강암 지층이 지진 등 자연재해에도 극도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 가운데 99%는 방사능 수치가 낮아 관리가 상대적으로 쉽다. 그러나 나머지 1%인 고준위 폐기물은 수십만 년 동안 위험한 방사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사람 생활권에서 완전히 격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하 500m에서 1000m 깊이 암반층에 이를 보관하는 방식을 가장 안전한 해법으로 꼽는다.
이번 공사 핵심은 지하 560m까지 이어지는 길이 7km 나선형 터널이다. 터널은 지름 7m에 경사 10%(100m 이동 시 10m 하강)를 유지하며 화강암반을 뚫고 내려가는 구조로 설계했다. 중국은 가파른 경사와 급회전 굴착이 가능한 세계 최초 고경도 암반용 나선형 터널굴착기(TBM) '베이샨 1호'를 자체 제작해 투입했다. 이 시설은 앞으로 전 세계 40여 개 연구기관과 협력해 방사성 물질 확산 방지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체코 원전 수주했지만 '사용후핵연료 처리' 약점…정부 대응 속도
중국이 핵폐기물 처리 연구에서 속도를 내면서 한국 원전 산업계에도 긴장감이 흐른다. 최근 체코 원전 수주 등 한국 원전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으나, 폐기물 처분 계획을 구체화하지 못했다는 점이 수출 경쟁에서 약점으로 지적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에 대응해 강원특별자치도 태백시를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 건설 후보지로 최종 선정하고 사업 추진 속도를 냈다. 태백시 철암동 일대 화강암반층이 연구시설 건립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정부는 지난달 태백시를 최종 후보지로 확정했다. 올해부터 기초 설계와 인허가 절차에 착수해 2026년 시설 공사를 시작하고, 2029년까지 연구시설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030년부터는 한국형 심지층 처분 시스템 안전성을 실증해 실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건설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태백 연구시설이 실제 폐기물을 반입하지 않는 순수 연구시설이며, 여기서 확보한 기술력이 앞으로 원전 수출 시장에서 한국 원전 신뢰도를 높이는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 발주국들 "발전소+폐기물 처리" 패키지 요구 늘어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핵폐기물 처리 솔루션 확보는 수출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원전 발주국들이 발전소 건설뿐 아니라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까지 종합 솔루션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국은 이번 베이샨 시설 완공으로 핵폐기물 처리 기술 실증 단계에 들어갔다. 반면 한국은 아직 연구시설 건설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기술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원전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핵폐기물 처리 기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폴란드 통신사는 중국이 이번 시설을 통해 확보한 기술과 경험이 향후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중국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