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DDR5·낸드 3대 메모리 동시 공급 부족…"소비재 아닌 AI 수요가 주도"
3사 증설 자제 전략 주효…엔비디아 "AI용 낸드, 세계 최대 스토리지 시장 될 것"
3사 증설 자제 전략 주효…엔비디아 "AI용 낸드, 세계 최대 스토리지 시장 될 것"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는 지난 9일(현지시각) "메모리 반도체 3사가 신규 설비 투자를 대폭 줄인 가운데 AI 수요가 폭발하면서 마이크론 주가가 1년새 229% 치솟았다"며 "이번 상승 사이클은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HBM 1GB 생산하면 범용 메모리 3GB 못 만들어
배런스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는 재고 변동과 가격 급락이 반복돼 투자 위험이 큰 업종으로 여겨져 왔다. 마이크론 같은 주요 업체들은 실적이 좋을 때도 투자자들이 다음 하락을 걱정해 주가수익비율(PER)이 6~16배에 그쳤다. 현재 마이크론 PER은 9.4배다.
하지만 이번 상승은 소비재가 아닌 AI 인프라 투자에서 나온다. 마이크론의 AI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은 2023 회계연도 12%에서 최근 분기 39%로 뛰었다.
AI는 세 가지 고급 메모리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첫째, 가장 빠른 고대역폭메모리(HBM)다. AI 이전에는 가격이 비싸 제한적으로 쓰였으나 연산 병목 해소가 중요해지면서 몇 년 만에 큰 시장으로 커졌다. HBM 1기가바이트(GB)를 만들면 범용 메모리 3GB를 포기해야 해 공급난을 키운다.
둘째, 5세대 DDR(DDR5) 메모리다. 엔비디아가 서버 전력을 줄이려고 저전력 DDR5를 쓰면서 고급 스마트폰·노트북용과 똑같은 메모리를 데이터센터가 쓰기 시작했다. 소비재와 데이터센터가 같은 메모리를 놓고 경쟁하는 구조다.
셋째, 고속 저장용 낸드(NAND) 반도체다.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병목 해소를 위해 서버에 낸드를 대폭 늘린다"며 "AI 한 가지 기능만 해도 낸드 수요가 세계 최대 스토리지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2028년·SK하이닉스 2027년까지 대규모 증설 없어
마이크론은 2027년 중반까지 큰 규모로 공장을 늘리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순조로워야 2026년 말 양산을 시작해 2027년 완전 가동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메모리 공장 가동률 100%를 밝혔고, 올해 다른 칩 공장을 HBM으로 바꾸지만 대규모 증설은 2028년이다.
중국 업체들이 중저가 칩으로 틈새를 메우지만, 기술 한계와 지정학 문제로 3사와 AI 시장에서 겨루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중국은 성숙 공정 칩 생산에 집중 투자하여, 2020년 12%에 불과했던 전 세계 28nm 칩 시장 점유율을 2023년 기준 37%까지 끌어올렸다. 전 세계 28nm 칩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38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전체 반도체 시장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28nm 칩은 사물인터넷(IoT) 기기, 자동차 전장 부품, 산업 제어 시스템, 전력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AI용 고성능 메모리(HBM) 분야에서는 기술 격차가 여전히 현격하다.
황 CEO 발언 뒤 낸드 전문 업체 샌디스크 주가는 지난 7일 28% 뛰었다. 샌디스크는 지난해 하드디스크 제조사 웨스턴디지털에서 떨어져 나왔고, 지난해 2월 상장 뒤 829% 올랐다.
"12개월 상승 이어지나 장기 보유는 위험"
배런스는 "마이크론과 샌디스크가 바람을 타고 있다"며 "이번엔 소비재가 아닌 AI가 밀어준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12개월 대부분 주가가 오를 수 있다"면서도 "모든 게 바뀐 건 아니다"라며 "여전히 오래 묻어두기엔 위험하고, 다음 메모리 폭락 신호를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가에서는 AI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구조적으로 바꿨지만, 업종 특성상 순환을 완전히 피하긴 어렵다고 본다. 마이크론은 2023 회계연도 매출이 전년 절반으로 쪼그라들고 마이너스 매출총이익률을 기록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기술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엔비디아 차세대 AI 칩에 필수인 12단 HBM3E 양산에서 두 업체가 앞서 이번 AI 특수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