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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엔비디아 H200 주문 중단 '초강수'… 바이두·화웨이 ‘반도체 쇄국’ 70% 장악

美 “수익 25% 내라” 압박에 베이징 ‘구매 금지령’ 맞불… 기술전쟁, 세금 전쟁으로 확전
젠슨 황 “정부 승인보다 주문서 믿는다” 정면 돌파 시사… 미·중 사이 ‘위험한 줄타기’
‘정치 논리’가 ‘기술’ 압도한 중국 클라우드… 갈라파고스화 우려 속 독자 생태계 굳혀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이 관세 장벽을 넘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인프라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이 관세 장벽을 넘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인프라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이 관세 장벽을 넘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인프라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 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수출 조건으로 막대한 ‘수익 공유세’를 요구하자, 중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H200’ 주문 중단이라는 초강수로 맞대응에 나섰다. 이 틈을 타 바이두와 화웨이 등 중국 토종 빅테크가 내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며 글로벌 AI 공급망의 지형도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디인포메이션 등 주요 외신은 7(현지시각)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규제 당국이 자국 주요 기술 기업들에 이번 주부터 엔비디아 H200 칩 주문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라고 보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H200의 대중국 수출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판매 수익의 25%’를 미국 국고로 환수하겠다고 통보한 데 따른 보복 조치이자, 자국 AI 반도체 의무 사용을 강제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바이두·화웨이의 기형적 독주… 기술보다 공급이 우선


중국 AI 시장은 이미 서구권과는 전혀 다른 그들만의 리그로 재편됐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 설리반(Frost & Sullivan)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자체 설계 AI 기반 클라우드 시장에서 바이두와 화웨이의 합산 점유율은 70%를 돌파했다.

이는 시장의 자율적 선택이 아닌 지정학적 강요가 만든 결과다. 엔비디아와 AMD 등 최첨단 가속기 수급이 막힌 중국 기업들이 성능 저하를 감수하고 국산 대체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엔지니어링의 효율성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완전히 압도당한 사례라고 분석한다. 통상 클라우드 아키텍처는 성능 대비 비용이 핵심 지표지만, 현재 중국 시장은 안정적 공급 가능성이 유일한 척도가 됐다. 바이두와 화웨이는 이 기회를 틈타 칩 설계부터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Stack),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며 독점적 지위를 굳혔다. 중국 정부 역시 텐센트가 지원하는 수이위안(Suiyuan) 테크놀로지, 무어 스레드(Moore Threads) 등 신생 칩 스타트업의 상장을 적극 독려하며 반도체 자립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젠슨 황의 승부수 정부 발표보다 주문서(PO)’가 진짜 신호


·중 정부의 강대강 대치 속에 낀 엔비디아는 절박한 상황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내 H200 수요는 여전히 폭발적이라며 중국 시장 사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CEO는 꽉 막힌 수출 길을 뚫을 해법으로 조용한 승인이라는 우회로를 제시했다. 그는 베이징 당국이 공식적인 수입 허가 성명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고객사들이 보내오는 구매 주문서(Purchase Order)가 곧 당국의 승인을 의미하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적 부담이 큰 공식 발표 대신, 기업 간 실질 거래를 통해 제재를 뚫겠다는 실리적 접근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말 H200 수출 승인 조건으로 ‘25% 수익 공유세라는 전례 없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심지어 지난 4월부터는 중국 수출용 저사양 칩인 ‘H20’에 대해서도 수출 라이선스를 요구하며 통제 수위를 높였다. 엔비디아는 H20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내기로 합의했지만, 중국 당국이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제동을 걸면서 현지 시장 점유율은 95%에서 0%에 가깝게 급락한 상태다.

화웨이는 무서운 적수… 기술 격차 좁히는 중국


CEO는 이날 화웨이를 무서운 경쟁자라고 지칭하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H200뿐만 아니라 차세대 블랙웰(Blackwell)’루빈(Rubin)’ 칩도 시의적절하게 중국에 공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기술이 중국 시장에서 배제될 경우, 오히려 중국의 기술 자립 속도만 높여줄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중국의 ‘AI 반도체 굴기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당장은 성능이 떨어지는 국산 칩 사용으로 AI 모델 학습 효율이 저하되겠지만, 거대한 내수 시장의 데이터와 자본이 투입되면서 기술 격차가 빠르게 축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류펑위 주미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은 자체적인 강점을 바탕으로 국가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며 미국의 제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중 간 기술 쇄국정책이 심화할수록, 한국 반도체 기업들 또한 거대한 중국 시장의 이탈과 미국의 고강도 규제 사이에서 더욱 정교한 생존 셈법을 요구받게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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