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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사이버트럭 흥행 실패에 K-양극재 ‘엘앤에프’ 직격탄… 계약액 99% 증발

3.8조 원 규모 공급 계약이 973만 원으로 축소… 사실상 ‘계약 파기’ 수준
사이버트럭 양산 지연 및 보조금 폐지 여파… L&F 주가 급락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 2021년 5월 8일 미국 뉴욕시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 2021년 5월 8일 미국 뉴욕시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테슬라(Tesla)의 야심작 ‘사이버트럭(Cybertruck)’의 부진이 한국 배터리 소재 기업인 엘앤에프(L&F)에 치명적인 손실을 안겼다.
약 3년 전 체결했던 조 단위 공급 계약이 이행 과정에서 사실상 휴지조각이 되면서, 배터리 공급망 전반에 하락 정석이 번지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 3.8조 원이 973만 원으로… 믿기 힘든 계약 축소


29일 엘앤에프는 공시를 통해 지난 2023년 2월 테슬라와 체결했던 3조8300억 원(약 26억7000만 달러)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이 973만 원으로 대폭 수정되었다고 밝혔다.

원래 계약 금액의 99.9%가 사라진 셈으로,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계약 파기에 가까운 수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계약분은 사이버트럭에 탑재될 예정이었으나 차량 개발이 반복적으로 지연되고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실제 주문량이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사이버트럭의 ‘굴욕’과 정책 변화의 이중고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은 출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으나, 양산 과정의 기술적 난제와 시장의 차가운 반응으로 인해 엘앤에프와 같은 협력사들에게 독이 되었다.

소비자들이 사이버트럭 대신 모델3나 모델Y로 눈을 돌리면서 전용 배터리 소재 수요가 급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 공제 폐지 움직임 등 거시 경제 및 정책적 불확실성도 계약 물량 축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회사 측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상황과 배터리 수급 조건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셀 제조사로의 공급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 주가 하락 및 시장 전망: K-배터리 공급망 '먹구름'


이번 소식이 전해지자 엘앤에프의 주가는 29일 한국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6% 이상 급락한데 이어 30일 오전에도 10% 이상 급락하고 있다. 올해 코스피 지수가 76% 상승하며 호황을 누린 것과 달리, 엘앤에프는 16% 상승에 그치며 시장 수익률을 크게 밑돌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테슬라라는 단일 고객사에 의존하는 공급망 구조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지적한다.

특히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와 맞물려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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