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방부, 100kW급 고출력 레이저 '아이언 빔' 군 인도…"방공 역사의 전환점"
아이언 돔 1발 1억 원 vs 레이저 1회 수천 원…'무제한 탄창'으로 드론·박격포 무력화
아이언 돔 1발 1억 원 vs 레이저 1회 수천 원…'무제한 탄창'으로 드론·박격포 무력화
이미지 확대보기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방부는 지난 28일 이스라엘 북부에 위치한 라파엘(Rafael) 본사에서 열린 인도식을 통해 아이언 빔 포대를 정식으로 군에 인계했다. 이스라엘 카츠(Israel Katz) 국방장관은 이 자리를 "역사적인 날"로 규정하며, 동종 무기체계 중 세계 최초로 '완전 작전 능력(FOC)'에 도달했음을 선언했다.
이스라엘 국영 방산업체 라파엘(Rafael)이 주도하고 엘빗 시스템즈(Elbit Systems)가 레이저 소스 기술을 지원해 개발된 아이언 빔은 100kW급 지향성 에너지 무기(DEW)다. 10년 이상의 개발 기간을 거친 이 시스템은 레이더가 탐지하기 까다로운 저고도 소형 드론(UAV), 박격포탄, 로켓 등을 빛의 속도로 요격하도록 설계되었다.
아미르 바람(Amir Baram) 이스라엘 국방부 사무차관(예비역 소장)은 "이번 인도는 개발 단계에서 양산(serial manufacturing)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며 "이는 기술 혁명의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요격 비용 '0원'에 수렴…방공 경제학을 다시 쓰다
아이언 빔의 가장 치명적인 무기는 '압도적인 가성비'다. 기존 아이언 돔(Iron Dome)의 타미르 요격 미사일은 한 발당 1만 달러(약 1400만 원)에서 최대 10만 달러(약 1억 4000만 원)에 달한다. 반면, 아이언 빔은 전력만 공급된다면 1회 발사에 드는 비용이 불과 수 센트, 즉 '샌드위치 하나 값'보다 저렴하다.
라파엘 측은 이를 "무제한 탄창(unlimited magazine)"이라고 표현했다. 탄약 재보급이 필요 없고, 발전기만 돌아간다면 무한대로 사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는 하마스나 헤즈볼라가 저가형 로켓과 드론을 대량으로 쏟아부어 방어 측의 경제적 출혈을 강요하는 '소모전 전략'을 무력화할 수 있는 핵심 카드가 될 전망이다.
전사한 개발자의 아들 이름 딴 '오르 에이탄'…다층 방어망의 빈틈 메운다
이 무기체계에는 비극적인 사연도 담겨 있다. 아이언 빔의 히브리어 명칭은 '오르 에이탄(Or Eitan)', 즉 '에이탄의 빛'이다. 이는 지난 2024년 10월 레바논 남부 전투에서 전사한 에이탄 오스터(Eitan Oster) 대위를 기리기 위해 명명되었다. 그의 부친은 아이언 빔 개발에 참여한 핵심 엔지니어 중 한 명으로, 이날 인도식에 직접 참석해 축복 기도문(Shehecheyanu)을 낭독하며 시스템의 전력화를 지켜봤다.
아이언 빔은 기존의 아이언 돔(단거리), 다비즈 슬링(중거리), 애로우(장거리)로 이어지는 이스라엘의 다층 방공망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하부의 빈틈을 메우는 보완재로 운용된다. 특히 레이더 유도 미사일로는 대응이 어렵거나 비용 효과가 떨어지는 초근거리 소형 표적 처리에 특화되었다.
다만 한계는 명확하다. 레이저의 특성상 구름, 안개, 모래폭풍 등 악천후나 시계가 불량한 상황에서는 빔의 출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요격 성공률이 떨어진다. 이스라엘군은 맑은 날에는 아이언 빔을 주력으로, 악천후 시에는 아이언 돔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운용'을 통해 방어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