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독점 체제 흔드는 전략 광물…첨단 무기·AI 미사일 필수 소재
30년 만에 재가동, 미국 안보 수요 수십 년 책임질 공급망 거점 부상
30년 만에 재가동, 미국 안보 수요 수십 년 책임질 공급망 거점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지배 체제에 맞서는 대안 공급처
텅스텐은 극한 온도를 견디는 특성 때문에 '전쟁 금속'으로 불린다. 탱크, 전투기, 관통탄, 벙커 파괴 폭탄, 인공지능(AI) 유도 미사일 체계 등 첨단 무기 제작에 필수적인 소재다. 하지만 현재 중국이 희토류와 전략 광물 산업을 장악하면서 미국은 공급망 다변화를 절박하게 추진해 왔다.
캐나다 광산업체 알몬티인더스트리스가 운영하는 상동광산은 30여 년 전 중국이 시장 가격을 낮춰 경쟁 광산들을 시장에서 몰아낸 뒤 폐쇄됐다. 루이스 블랙(Lewis Black) 알몬티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현재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무역 분쟁 과정에서 중국은 희토류와 전략 광물 공급을 무기화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미국은 대안 공급처 확보에 나섰고, 블랙 CEO는 지난주 백악관을 방문해 안정적인 텅스텐 공급을 약속했다. 그는 "미국 안보 차원의 수요는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텅스텐이 전쟁 물자로 활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은 스페인산 텅스텐이 나치 독일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수십 년 안보 수요 뒷받침할 생산 능력
CBS뉴스 취재진이 상동광산 지하 갱도에 들어가 최신 매장지를 확인한 결과, 자외선(UV) 램프를 비추자 암석에 박힌 텅스텐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텅스텐은 금만큼 무겁지만, 도자기처럼 깨지기 쉬워 채굴 난이도가 매우 높다.
블랙 CEO는 새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120만t의 텅스텐 광석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수십 년 치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광산 재가동은 중국 일변도 공급망에서 벗어나려는 미국의 전략 광물 확보 노력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미국은 지난 5월 우크라이나와 광물 개발 협정을 체결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은 이를 양국 간 대등한 동반자 관계로 규정했다. 협정에 따르면 미국은 직접 재정 지원이나 추가 군사 원조를 제공하고, 우크라이나는 향후 석유·가스·광물 개발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절반을 미국에 제공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을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군사 지원에 대한 대가를 갚는 방안으로 제시했다.
상동광산의 재가동은 전략 광물을 둘러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경쟁에서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시장 지배력에 대응하는 대안 공급처로 떠오르면서, 한국은 미국 안보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