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고용시장이 2025년 한 해 동안 사실상 멈춰 선 가운데, 2026년에는 시장이 본격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구직 환경이 이미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고용 회복 기대도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17일(이하 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은 전날 발표한 11월 고용보고서에서 미국 실업률이 4.6%로 예상 밖의 상승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역사적으로는 낮은 편에 속하지만 지난 2021년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시간대 소비자조사에 따르면 11월 기준 다수의 소비자가 향후 1년간 실업률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자리 증가세도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과 11월 두 달 동안 미국 고용시장은 약 4만1000개의 일자리가 순감한 것으로 추산됐다. 해고는 점차 늘고 있지만 신규 채용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채용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초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구인·구직 동향을 분석하는 인디드 하이어링 랩은 지난달 낸 보고서에서 현재의 고용시장을 “얼어붙은 상태”로 규정하며 문제는 회복 여부가 아니라 “시장에 균열이 생길 것인지”라고 지적했다.
부문별로 보면 의료·보건 분야가 고용을 떠받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기준으로 의료 부문은 전체 일자리 증가의 47.5%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분야마저 둔화될 경우 다른 산업에서 이를 보완하지 못해 고용시장이 추가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디드 하이어링 랩은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급격한 붕괴가 아니라 현재의 ‘저채용·저해고’ 환경이 이어지는 것”이라며 “고용주와 구직자 모두에게 느리고 선별적인 시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43일간 이어졌던 연방정부 셧다운의 여파로 밀린 통계를 정리 중이며 12월 고용 지표는 내년 1월 9일 발표될 예정이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최근 전망에서 실업률이 올해 4.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발표는 이미 이 수준을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고용시장이 압박을 받고 있고, 일자리 증가가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는 하방 위험이 상당한 고용시장”이라며 “사람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소의 엘리스 굴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올해를 작년보다 더 약한 상태에서 시작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경기침체가 반드시 온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경미한 침체라도 역사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계층에는 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