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AI 붐에 우라늄 몸값 '천정부지'…광산·SMR 결합한 수직계열화 승부수
2027년 타당성 조사 완료…'원자로+연료' 패키지로 전력 공급망 시장 재편 예고
2027년 타당성 조사 완료…'원자로+연료' 패키지로 전력 공급망 시장 재편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캐나다 광산 전문지 ‘캐나다 마이닝 저널(Canadian Mining Journal)’은 16일(현지시각) 이글 에너지 메탈스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상장 절차를 밟고 있으며, 자체 소형모듈원전(SMR) 기술과 우라늄 광산을 결합한 수직계열화 모델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채굴부터 발전까지"…美 최초 통합 원자력 기업 도전
마크 무키자(Mark Mukhija) 이글 에너지 메탈스 최고경영자(CEO)는 해당 매체와 인터뷰에서 "회사는 미국 내 우라늄 공급망 강화와 차세대 SMR 기술 개발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한 자원 개발을 넘어 원전 설계와 연료 공급을 아우르는 미국 최초의 상장 기업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무키자 CEO는 현재 자본 배분의 최우선 순위로 오로라(Aurora) 프로젝트를 꼽았다. 그는 "광산 작업이 우리 자산의 기반을 다지고 장기 원자력 사업을 지탱하는 핵심"이라며 "SMR 개념 검증도 병행하고 있지만, 단기 성장의 동력은 채굴 부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추진하는 오로라 프로젝트는 미국 내에서 측정·지시 매장량이 가장 큰 우라늄 광산 중 하나다. 최근 진행한 야금 최적화 시험에서는 80% 후반대 회수율을 기록하며 경제성을 입증했다. 회사 측은 600공에 이르는 시추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원 기반을 더 넓히기 위해 추가 시추를 계획하고 있다.
‘맨해튼 프로젝트 2.0’…AI와 안보가 부른 원전의 귀환
무키자 CEO는 현 상황을 ‘맨해튼 프로젝트 2.0’으로 규정했다. 과거 2차 대전 당시 미국의 핵 개발 프로젝트처럼, 지금은 AI와 국가 안보를 위해 전력 생산 능력을 총동원해야 하는 시기라는 뜻이다.
그는 "전 세계 전력 수요는 2050년까지 세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는 AI와 암호화폐, 데이터센터 확장이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원자력은 24시간 안정되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에너지원"이라며 "AI 산업은 이제 국가 안보와 떼어놓을 수 없기에 전력 생산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것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글 에너지 메탈스는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고자 ‘원자로+연료’ 패키지 모델을 제시했다. 데이터센터나 오지 군사 기지처럼 독립 전원이 필요한 고객에게 SMR과 우라늄 연료를 묶어 턴키(일괄 수주) 방식으로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체 광산에서 채굴한 우라늄을 공급함으로써 연료 가격 변동성을 줄이고 공급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규제 장벽 넘을까…2027년 타당성 조사 완료 목표
과제도 만만치 않다. 광산 개발과 원전 건설에는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와 환경 영향 평가가 뒤따른다. 이에 대해 무키자 CEO는 연방 정부의 지원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미국은 여전히 우라늄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오로라 프로젝트가 국내 공급망 재건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로라 광산이 미 토지관리국(BLM) 관할 토지에 있어 연방 정부의 인프라 패스트트랙 프로그램인 'Fast-41'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5년 발효될 행정명령 역시 원자로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국방생산법을 통해 국내 우라늄 공급을 우대할 것으로 보여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글 에너지 메탈스는 오는 2026년 말까지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시작하고, 2027년까지 본 타당성 조사를 마칠 계획이다. 이후 2028년부터는 본격적인 건설과 시운전에 들어간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글 에너지 메탈스의 시도가 성공한다면, 단순한 자원 기업이 독립발전사업자(IPP)로 진화하는 새로운 모델을 보여줄 것으로 평가한다. 무키자 CEO는 "장기적으로 직접 SMR을 소유·운영하며 지역 전력망이나 산업 현장에 전기가 끊길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24시간 전기를 쓸 수 있도록 '서비스로서의 전력'을 판매하는 모델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