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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S, 하역 로봇 400대에 1억2000만 달러 투자...물류 자동화 가속

피클 로봇, 18개월 투자 회수 목표...2026년 하반기 배치
펜실베이니아대, 세포 크기 자율 마이크로봇 개발...제조비 1페니
로봇 벤처 투자 125억 달러 돌파 전망...지난해 기록 경신
물류 창고를 누비는 대형 하역 로봇부터 인체 혈관 속을 헤엄치는 세포 크기 마이크로봇까지, 로봇 기술이 크기와 용도 면에서 극심한 양극화를 보이며 산업 전반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UPS이미지 확대보기
물류 창고를 누비는 대형 하역 로봇부터 인체 혈관 속을 헤엄치는 세포 크기 마이크로봇까지, 로봇 기술이 크기와 용도 면에서 극심한 양극화를 보이며 산업 전반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UPS
물류 창고를 누비는 대형 하역 로봇부터 인체 혈관 속을 헤엄치는 세포 크기 마이크로봇까지, 로봇 기술이 크기와 용도 면에서 극심한 양극화를 보이며 산업 전반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15(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글로벌 물류 기업 UPS가 트럭 하역 자동화를 위해 12000만 달러(1770억 원)를 투입해 피클 로봇 400대를 구매했다. 같은 시기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팀은 개당 제조비용이 1페니(14)에 불과한 세포 크기 자율 마이크로봇 개발 성과를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발표했다고 싱귤래리티 허브가 지난 16일 전했다.

90억 달러 자동화 전략 본격화...인건비 절감 승부수


UPS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다수 물류 거점에 피클 로봇을 배치할 예정이다. 매사추세츠주 찰스타운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피클 로봇이 개발한 이 장비는 이동식 받침대 위에 로봇 팔을 장착한 구조로, 배송 컨테이너 안으로 직접 들어가 최대 50파운드(23킬로그램) 무게의 상자를 흡입 방식으로 들어올려 컨베이어 벨트에 옮긴다. 피클 로봇 웹사이트에 따르면 로봇 1대가 일반 트럭 1대를 약 2시간에 하역하며, 인건비 절감 효과로 약 18개월 안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이번 구매는 UPS가 지난해 발표한 4개년 자동화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UPS2028년까지 미국 내 60곳이 넘는 시설에 90억 달러(132800억 원)를 투입해 30억 달러(44200억 원)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측은 "피클을 비롯한 자동화·로봇 기업과 협력해 반복 작업과 육체적 부담을 줄이면서 직원 안전을 높이고 있다""추가 구매 여부는 테스트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고 밝혔다.

UPS는 올해 93개 시설의 일일 운영을 중단하고 34000개 일자리를 없애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는 아마존닷컴으로부터 받는 저수익 전자상거래 물량을 줄이고 고정비를 절감하려는 전략이다. 트럭과 컨테이너를 창고 선착장에서 하역하는 작업은 현재 대부분 사람이 담당하고 있어 물류 산업의 주요 병목 구간으로 꼽힌다.

자율 행동하는 세포 로봇...0.3도 온도 차 감지


펜실베이니아대학 마크 미스킨 연구팀이 개발한 마이크로봇은 짚신벌레 크기로, 기존 로봇보다 1만 배 작다. 이 로봇은 태양전지판으로 빛 에너지를 흡수해 전력을 얻으며, 온도 센서·프로세서·통신 모듈·구동 장치를 모두 갖췄다. 특히 사람 개입 없이 주변 온도를 측정하고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기지국으로 전송하는 자율 기능을 구현했다.

실험에서 마이크로봇들은 물속에서 제자리 회전을 하다가 온도 변화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따뜻한 곳으로 이동했고, 온도가 안정되면 다시 휴식 모드로 돌아갔다. 반대로 차가운 곳으로 가라는 명령을 받으면 즉시 경로를 바꿔 시원한 물로 헤엄쳐 갔다. 0.3도 섭씨 온도 차이를 감지할 수 있어 최신 디지털 온도계 성능을 웃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마이크로봇에 암호 기능을 넣어 전체 무리 또는 특정 그룹에만 명령을 보낼 수 있다""향후 마이크로봇 간 통신 기능을 추가하고 모터를 업그레이드해 더 빠르고 민첩한 움직임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술은 체내 약물 전달, 환경 감시, 나노 제조 등 분야로 확장 가능하다는 평가다.

벤처 투자 역대 최고 전망...기술 상용화 가속


피클 로봇은 2018년 설립 이후 피치북 집계 기준 약 9700만 달러(1430억 원)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자 명단에는 포장재 기업 랜팩홀딩스와 도요타자동차 벤처 투자 부문이 포함됐다. 경쟁사로는 창고 로봇 '스트레치'를 만드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있다. 피치북에 따르면 2025년 로봇 기업 벤처캐피털 투자액은 지난해 125억 달러(184400억 원)를 넘어 신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물류 자동화 분야에서는 아마존이 선두주자로 꼽힌다. 아마존은 2012년 로봇 제조업체 키바시스템스를 인수한 뒤 대걸레통 크기 로봇을 창고에서 활용해 온라인 주문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피클 로봇 기술은 제품이 창고로 들어오는 초기 단계에 적용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미스킨 연구팀 마이크로봇은 아직 시제품 단계지만, 표준 반도체 제조 공정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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