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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4년여 만에 최저치로 '뚝'...‘전쟁 위험 완화’에 WTI 2% 넘게 급락

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가능성·OPEC+ 증산 압박에 2021년 이후 최저치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 인근에서 작동하는 오일 펌프잭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 인근에서 작동하는 오일 펌프잭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국제유가가 공급 과잉 우려와 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가능성에 대한 관측 속에 16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3% 가까이 하락하며 2021년 초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CNBC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 대비 2.73%(1.55달러) 하락한 배럴당 55.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2월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저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2월 인도분 선물 역시 2.71%(1.64달러) 내린 배럴당 58.92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WTI 가격은 약 23% 급락해 2018년 이후 최악의 연간 성과를 기록 중이다. 브렌트유도 약 21% 하락해 2020년 이후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달러 아래로 내려가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는 이번 가격 하락이 연말 휴가철을 앞둔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유가 하락은 경기 둔화 신호로도 해석되고 있다. 미국의 11월 비농업 신규 일자리 증가 규모는 6만4000명에 그쳤고, 10월에는 고용이 10만5000명 감소했다. 11월 실업률은 4.6%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 회원국들이 수년간의 감산 이후 생산을 빠르게 늘리면서 압박을 받아왔다.
CNBC는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의 평화 협정 수용을 압박하자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가능성도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석유 시장에는 공급 차질 우려가 지속돼 왔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들어 러시아의 석유 인프라를 겨냥한 드론 공격을 반복해 왔고,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은 러시아 원유 산업을 대상으로 제재를 가해 왔다.

리스타드에너지(Rystad Energy)의 지정학 분석 책임자 호르헤 레온은 고객 보고서에서 “평화 협정이 체결될 경우 우크라이나의 석유 인프라 공격과 미국의 러시아 원유 제재가 비교적 빠르게 해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레온은 “이는 단기적인 러시아 공급 차질 위험을 크게 낮추고, 현재 해상에 저장돼 있는 상당량의 러시아 원유가 시장으로 복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스타드에너지에 따르면 현재 해상에 저장된 러시아 원유 물량은 약 1억7000만 배럴로 추산된다.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가 종료될 경우 OPEC+의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레온은 분석했다. 그는 OPEC+가 최근 중단했던 시장 점유율 회복 전략을 다시 가동해 생산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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