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진흙탕’ 갇힌 아처 대신 궤도형 K9 2개 대대 도입 검토
노르웨이·핀란드 이어 스웨덴까지…‘스칸디나비아 K-방산 벨트’ 현실화
우크라전 교훈 ‘기동성·호환성’ 부각…유럽 시장 韓 무기 지배력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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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우크라이나 군사 전문매체 밀리타르니(Militarnyi)는 15일(현지시각) 국방 블로그(Defence Blog)와 스웨덴 일간지 다겐스 뉘헤테르(Dagens Nyheter)를 인용해 “스웨덴 국방 기획자들이 깊은 눈과 험지에서 작전 능력이 떨어지는 차륜형 시스템 대신 궤도형 포병 플랫폼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명품’ 아처의 역설…스웨덴이 궤도형을 다시 찾는 이유
스웨덴은 그동안 자국 방산기업 BAE 시스템즈 보포스가 개발한 차륜형 자주포 ‘아처’를 주력으로 운용해 왔다. 아처는 완전 자동화된 장전 시스템과 빠른 도로 주행 속도를 자랑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최근의 기후 변화는 전장 환경에 대한 스웨덴 군 당국의 셈법을 바꿔 놓았다.
군사 전문가들은 바퀴형 장비가 도로망이 발달한 곳에서는 효율이 높지만, 스웨덴 북부의 깊은 눈이나 해빙기 진흙탕 같은 환경에서는 기동 불능 상태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보도에 따르면 스웨덴 방위 기획자들은 이러한 지형적 제약을 극복할 대안으로 무한궤도 방식을 채택한 K9 자주포에 주목했다.
현지 소식통은 “스웨덴 군이 K9 시스템으로 구성된 2개 대대 창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적인 유럽 포병 편제를 고려할 때, 이는 약 24문에서 48문 규모에 이를 것으로 방산 업계는 추산한다.
이미지 확대보기노르웨이·핀란드 성공 사례가 ‘신뢰의 다리’ 역할
스웨덴이 K9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또 다른 배경은 ‘상호 운용성’이다. 스웨덴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도입명 Moukari)와 노르웨이(도입명 Vidar)는 이미 K9 자주포를 주력으로 운용하며 성능을 입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북유럽 국가들이 동일한 무기 체계를 운용하면 부품 공급, 정비, 탄약 공유 등 군수 지원 측면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추진하며 주변국과의 연합 작전 능력을 강화하는 흐름과도 일치한다.
K9은 155mm 52구경장 포신을 탑재해 일반 탄약으로 40km, 로켓 보조 추진탄(RAP)을 사용하면 50km 이상 타격이 가능하다. 1000마력 디젤 엔진을 장착해 최고 시속 67km로 주행하며, 두터운 장갑으로 적 포병의 대포병 사격 파편과 소화기 공격에서 승무원을 보호한다.
우크라전이 증명한 ‘가성비와 납기’…유럽 시장 석권 예고
이번 도입 검토는 단순히 무기 하나를 바꾸는 차원을 넘어선다. 유럽 각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포병 전력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특히 소모전 양상에서 신속한 장비 수급과 검증된 성능은 무기 도입의 제1원칙이 됐다.
방산 시장 분석가들은 “독일의 PzH2000 등 경쟁 기종이 있지만, 가격 경쟁력과 무엇보다 약속한 기한 내에 무기를 공급할 수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생산 능력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웨덴이 최종적으로 K9을 도입하면 스칸디나비아반도 3국이 모두 한국산 자주포로 무장하는 이른바 ‘북유럽 K9 벨트’가 완성된다. 이는 에스토니아, 폴란드 등과 연결되어 유럽 대륙 내에서 한국산 무기 체계가 나토의 표준에 준하는 위상을 굳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겐스 뉘헤테르는 “스웨덴 군 당국이 아처의 한계를 인정하고 궤도형 시스템을 혼합 운용하는 ‘하이-로(High-Low)’ 믹스 개념이나 상호 보완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