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달러 동반 약세에 위험자산 회피 가속…전문가들 “매도 압력 장기화 가능성”
이미지 확대보기비트코인이 투자심리 약화 속에 8만5000달러대로 추락하며 2주 만에 최저치 근방으로 떨어졌다.
미국 주식과 채권 및 달러화가 동반 부진 흐름을 보이며 트리플 약세 국면을 형성하자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무너지는 양상이다.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감도 확산하며 비트코인 매도세에 힘을 보탰다.
15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10월 초 사상 최고가 부근에서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매물이 비트코인 가격 반등 시점마다 출회되면서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전일 대비 3.7% 내린 8만5171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 10월 사상 최고치인 12만6000달러 이상과 비교하면 약 30% 하락한 수준이다.
팔콘엑스의 보한 지앙 선임 파생상품 트레이더는 “비트코인이 8만5000~9만4000달러 사이의 변동성이 매우 큰 박스권에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가상자산 시장에서 거래량이 적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수 주 동안 다른 위험 자산들의 반등 시에는 회복세가 미미하고 하락 시에는 동반 하락하며 취약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주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장 모멘텀이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유동성 부족과 위험자산 선호 약화에 시장이 짓눌려 있다”고 분석했다.
에르고니아의 크리스 뉴하우스 리서치 총괄은 이번 비트코인 하락이 최근의 매도 국면과는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쇄적인 강제 청산이 아니라 현물과 파생상품 포지셔닝이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며 “청산 규모가 비교적 제한적인 점은 과도한 레버리지 포지션이 이미 상당 부분 정리됐음을 시사하며, 그 결과 매도 압력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재무 기업 스트래티지는 최근에도 비트코인 추매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스트래티지는 약 10억 달러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2주 연속으로 추가로 매수했다고 밝혔다.
스트래티지의 최근 매입 물량 대부분은 보통주 장내 수시 매각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이뤄졌다. 세일러의 전략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회사의 이러한 주식 매도가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희석하고 현재 약 590억 달러 규모로 평가되는 비트코인 보유액 대비 주가에 형성됐던 높은 프리미엄을 잠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암호화폐 시총 2위인 이더리움을 비롯해 도지코인과 리플의 엑스알피(XRP)는 각각 약 5%씩 하락하며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 또한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동반 급락했다. 스트래티지 주가는 8% 넘게 하락했고, 코인베이스 글로벌 주가는 6.37% 하락 마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