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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CEO "美, 에너지 개혁 없으면 AI 패권 중국에 내줄 수도"

중국 전력 생산 2배·특허 70% 보유…"미국 수출 규제로 전체 시장 화웨이에 내줘"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로이터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이 에너지 공급 확대와 인프라 구축에 나서지 않으면 인공지능(AI) 분야 주도권을 중국에 내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로드밴드브렉퍼스트가 4(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CEO는 이날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중국은 미국의 2배에 이르는 전력을 생산하고 AI 특허의 70%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중국 전력 생산 2·AI 특허 70% 점유


CEOAI 경쟁력을 에너지, , 인프라, 모델, 응용프로그램 등 5개 층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는 "AI 발전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아니라 대규모 연산에 필요한 전력과 물리적 역량에서 시작된다""중국은 미국보다 경제 규모가 작음에도 전력 생산량은 2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CEO는 중국이 거대한 소비시장과 밀집된 제조 네트워크를 활용해 로봇, 물류, 산업자동화 분야에서 AI 응용프로그램을 대규모로 상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에서 미국 기업들이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라며 "승인과 부지 배정, 전체 건설을 수개월 만에 완료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에너지 비용 우위도 두드러진다. CSIS의 존 햄리 소장이 "중국은 반도체 기업의 에너지 비용을 50% 할인해준다"고 언급하자 황 CEO"중국의 기본 에너지 비용이 미국보다 이미 저렴한데 거기에 50% 할인까지 더해져 우리가 4~8배 더 비싼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고 답했다.

칩 효율 연 5~10배 개선…수요는 만 배 증가


CEO는 미국의 경쟁력이 AI 작업 부하 급증에 맞춰 전력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칩 수준 효율성을 매년 5~10배씩 개선하고 있지만, AI 연산 수요는 1~100만 배 증가하고 있다""칩 공장과 로봇 허브, 초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국가 전력 공급의 극적인 확장 없이는 건설되거나 운영될 수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연방 정부 기관들에 환경 검토를 가속화하고 허가 시스템을 디지털화하며 데이터센터와 송전선, 반도체 시설을 포함한 인프라 프로젝트를 신속 처리하라는 일련의 지침을 내렸다. CEO"우리는 가능한 모든 형태의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전력망에만 의존할 수 없고 자체 발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원자력 발전도 장려하고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 규제로 중국 시장 화웨이에 내줘


CEO는 미국의 수출 규제와 중국의 대응 조치로 엔비디아가 세계 2AI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양쪽에서 모두 금지당한 상태"라며 "중국 기업인 화웨이가 직접적인 미국 경쟁 없이 국내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위치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24년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수출 규제에 맞춘 하향 사양 칩 H20100만 개 판매한 반면, 화웨이는 경쟁 제품인 어센드 910B 칩을 20만 개 판매했다. 그러나 번스타인 리서치는 화웨이의 중국 AI 칩 시장 점유율이 2026년까지 50%로 증가하는 반면 엔비디아는 8%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CEO"우리는 사실상 전체 시장을 그들에게 넘겼다""미국은 기술 표준을 형성하는 시장에서 철수하기보다는 전 세계적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은 이제 국내 기업들이 자체 AI 스택을 구축해 해외로 수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가 노동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 황 CEO"AI가 직업을 없애기보다는 작업을 자동화해 업무를 재편할 것"이라며 방사선과를 예로 들어 "AI가 전문의 수요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역량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모두 제조업 분야에서 심각한 인력 부족을 겪고 있으며, 이것이 로봇 도입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EO는 미국이 여전히 첨단 반도체 설계, 세계적 수준의 연구 대학, 과학적 돌파구를 상업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주요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10년간 생명공학과 재료과학, 로봇공학 분야에서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며 "미국이 에너지 역량을 확대하고 허가 규정을 현대화하며 국내 제조업을 복원한다면 세계적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HBM 강점 살려 AI 반도체 도약 과제


CEO의 경고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중요한 함의를 던진다. 한국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95%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지만, AI 프로세서 등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은 미국 대비 80% 수준으로 2.5년 기술 격차가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정부는 'AI-반도체 이니셔티브'를 통해 2030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중 AI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기술 우위를 유지하면서도 AI 반도체 설계 역량 강화, 파운드리 경쟁력 제고,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확충 등 전방위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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