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제조업 경기가 11월 기준으로 9개월 연속 위축세를 이어가며 수요 부진과 관세 부담이 제조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전날 발표에서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2로 10월의 48.7에서 하락했다고 밝혔다. PMI가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하며 제조업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10.1%를 차지한다.
◇ 관세 타격에 감원 이어지고 해외 생산 전환
한 운송장비 업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이유로 “감원과 해외 생산 전환 등 항구적인 구조조정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은 미국 수출용으로 계획했던 제품의 생산지를 해외로 변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연간 약 4600억 달러(약 675조7700억 원) 규모의 수입 차량·부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으며 이후 일부 국가에 대해 완화 조치를 취했지만 11월 1일부터는 중형 및 대형 트럭과 부품에 대해 새로운 25% 관세가 발효됐다.
스티븐 스탠리 산탄데르 미국 캐피털마켓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부문은 예측 불가능한 관세 환경에 계속 발목을 잡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 신규 주문·고용 둔화…제조업 고용 10개월 연속 감소
제조업의 향후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신규 수주 지수는 10월 49.4에서 11월 47.4로 하락하며 최근 10개월 중 9개월 동안 위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수출은 소폭 개선됐지만 미충족 주문은 계속 줄었고 공급망 압박은 다소 완화된 양상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기·전자 부품 업계에서는 “무역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화학제품 제조업계에서는 “건설 관련 수요 위축으로 접착제와 실란트 사용량이 줄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목재 제품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이 제공하는 정보가 부정확해 소비자들이 신뢰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수요 예측이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급업체 납품 속도 지수는 10월 54.2에서 11월 49.3으로 떨어졌으며 이는 납품이 더 빨라졌음을 뜻하지만 제조업 전반의 침체를 상쇄하진 못했다.
한편, 제조업 고용 지수는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ISM 설문에 따르면 제조업체 응답자의 67%는 신규 채용보다 인력 감축이나 현상 유지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블루칼라 노동자에게 부정적인 고용 전망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 인플레이션, 금리 불확실성…제조업 회복 어려워
수요 둔화와 관세로 인해 일부 품목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하다. ISM의 생산자물가 지수는 전달보다 소폭 올랐으며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2% 물가 목표 달성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고빈도경제연구소(HFE)의 칼 와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보고서에서도 제조업 회복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 제조업은 여전히 병든 상태”라고 분석했다.
연준은 다음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으며 일부 통화정책위원회 위원들은 금리 인하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