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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검찰, TSMC 전 수석부사장 자택 압수수색…인텔 이직 후 영업비밀 유출 혐의

TSMC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TSMC 로고.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가 퇴직 후 미국 인텔에 재입사한 로 웨이젠 전 수석부사장을 영업비밀 유출 혐의로 민형사 고소했고 대만 검찰도 그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대만 검찰의 지식재산권 침해 전담팀은 로 전 수석부사장의 주거지 2곳을 압수수색하고 컴퓨터, USB 저장장치 등 전자기기를 이날 확보했고 대만 법원은 그의 부동산과 주식 자산 가압류를 승인했다. 로 전 부사장은 현재 인텔 소속이며 이번 수사는 TSMC의 고소에 따라 이뤄졌다.

TSMC는 전날 성명을 통해 “로 전 부사장이 회사의 영업비밀과 기밀정보를 인텔 측에 제공했을 가능성이 높아 법적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고소는 대만 지식재산 및 상업법원에 접수됐으며 이 사안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도 수사 중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 전 부사장은 TSMC 재직 당시 5나노미터(nm), 3nm, 2nm 등 첨단 공정의 대량 생산을 주도한 핵심 기술자로 21년간 근무한 뒤 올해 6월 퇴직했다. 이후 10월 인텔로 복귀했으며 그 이전에도 1986년부터 2004년까지 인텔에서 18년간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인텔은 TSMC의 주장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인텔은 “현 시점에서 로 전 부사장과 관련된 혐의에 신빙성이 있다고 볼 근거는 없다”며 “회사는 제3자의 기밀정보 및 지식재산의 사용이나 이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매우 진지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로 전 부사장은 반도체 업계에서 뛰어난 리더십과 윤리성을 인정받는 인물이며 기업 간 인재 이동은 산업 내에서 일반적이고 건강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안은 TSMC와 인텔이라는 세계 반도체 공급망 핵심 기업 간의 민감한 갈등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특히 2나노 이하 첨단 공정 기술은 국가 차원의 전략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어 TSMC가 주장하는 영업비밀 유출 가능성 여부에 따라 법적 판단 외에도 미국과 대만 간의 산업정책, 기술보호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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