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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디펜스] 한국, 7번째 핵추진 잠수함 보유국 된다…트럼프 승인에 캐나다 잠수함 시장 '활짝' 열리나

5000톤급 최소 4척 건조 확정…필라델피아 조선소에 50억 달러 투자
한화 장보고-III, 독일과 최종 경쟁…카니 총리 "북극 16만km 해안 방어 절실"
KSS III 배치 II는 리튬 이온 배터리, 6개의 533mm 튜브, 장거리 타격을 위한 10개의 VLS를 갖춘 4,000톤급 AIP 잠수함. 사진= 한국 국방부/한화오션.이미지 확대보기
KSS III 배치 II는 리튬 이온 배터리, 6개의 533mm 튜브, 장거리 타격을 위한 10개의 VLS를 갖춘 4,000톤급 AIP 잠수함. 사진= 한국 국방부/한화오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SSN) 건조를 승인하면서 캐나다가 추진하는 최대 60조 원 규모 잠수함 조달 사업에 변수가 생겼다.
캐나다 폴리시 매거진은 지난 2(현지시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 승인이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한국이 지금 가진 기동성 떨어지는 구식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것"이라며 한화오션이 지난해 인수한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건조 장소로 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인도에 이어 일곱 번째 핵추진 잠수함 보유국이 된다. 안규백 국방부장관과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이 배수량 5000톤급 이상으로 최소 4척 이상 건조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잠수함 연료인 저농축 우라늄을 확보하려면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이 필요해 후속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카니 총리 거제 방문…독일과 2파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달 30일 한국을 찾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둘러봤다. 카니 총리는 데이비드 맥귄티 국방부 장관과 함께 한화오션이 제안한 3000톤급 장보고-III 배치(Batch)-II 잠수함을 살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추진 잠수함 승인 발표 바로 다음 날 이뤄진 방문이다.

캐나다 해군은 지난 1998년 영국에서 들여온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바꾸려고 최대 12척 잠수함 구매를 추진한다. 건조비만 24조 원, 30년간 유지보수를 포함하면 60조 원 이상 규모다.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가 지난 8월 최종 후보에 올랐다. 카니 총리는 같은 달 독일 킬에 있는 TKMS 조선소도 찾아 212CD급 잠수함을 살펴본 바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8월 양국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하나로 필라델피아 조선소에 50억 달러(7조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폴리시 매거진은 "한국이 믿을 수 있는 핵추진 기술력을 보여주면 수출 경쟁력이 강해지고, 캐나다가 한국을 고급 방산 파트너로 여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또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이 눈에 보이면 캐나다가 중기에는 디젤-전기 잠수함을, 장기에는 재래식 무장 핵추진 잠수함을 섞어 들여오는 방안을 다시 살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극항로 통과 늘어…핵잠수함 필요"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긴 162000km 북극 해안선을 가졌다. 폴리시 매거진은 "북서항로가 갈수록 배가 다니기 쉬워지면서 우호적이지 않은 나라들도 이 바다를 지나가려 할 것"이라며 "재래식 무장 핵추진 잠수함이 캐나다 북극 지역에 가장 알맞은 선택으로 여겨져 왔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첨단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합친 잠수함이 다음 선택"이라며 "한화오션의 KSS-III급과 독일 TKMS212CD급 모두 이 시스템에서 뛰어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견국이 스스로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면 디젤-전기 잠수함이 구식으로 여겨질 수 있다""CPSP 사업 동안 이런 생각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 같은 적대국들이 북극에서 핵추진 잠수함이나 핵무장 잠수함(SSBN)을 쓰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조선협력·광물 공급망 연결


폴리시 매거진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이 지정학상 뜻도 크다고 분석했다. "한미동맹 강화를 알리고 오커스(AUKUS) 체제와도 간접으로 이어질 수 있다""캐나다가 한국과 CPSP 파트너십을 맺으면 인도-태평양 안보 틀 안에서 함께 움직이는 능력을 높이고 전통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파트너 밖 관계를 튼튼히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은 앞서 바이든 행정부 때 오커스라는 이름의 미국·영국·호주 안보 협의체를 만들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을 주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오커스와 같은 핵추진 잠수함 협력 문을 한국에는 열지 않았다.

이 매체는 "한국이 핵추진 기술에 돈을 쓰면서 고급 금속 분야 공급망이 정교해질 것"이라며 "이는 캐나다 핵심 광물 부문에 기회"라고 분석했다.

다만 "캐나다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 추진이 디젤-전기 잠수함 넘겨주는 능력에 끼치는 영향을 따져봐야 한다""NATO가 아니고 유럽이 아닌 나라와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짚었다. 카니 총리는 지난 8월 말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와 국방 및 핵심 광물 협력 강화에 뜻을 모았다.

한화오션은 CPSP 계약을 맺으면 캐나다 해군이 가진 잠수함 4척이 물러나는 2035년 앞서 장보고-III 배치-II 4척을 넘겨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 뒤 해마다 1척씩 넘겨줘 2043년까지 모두 12척을 다 넘긴다는 계획이다. 캐나다 정부는 앞으로 1년 안에 최종 사업자를 정할 방침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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