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P 500 등 지수 16% 상승, CFO 연속 사임·현금 유출 종목에 월가 ‘경계’ 확대”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건설 붐, 제조의 유턴, 견고한 소비, 금리 인하 등 다양한 호재가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1년 사이 주가가 급등한 일부 기업의 실적과 재무 구조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월가에서는 CFO(최고재무책임자) 교체와 현금 유출에 집중된 종목을 ‘단기 차익 실현’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지난 24일(현지시각) 배런스가 울프 리서치 자료를 종합해 보도했다.
CFO 잇따라 사임… 주가 급등 종목에 불안감 확산
월가 분석에 따르면 최근 CFO가 연달아 사임한 기업들은 대체로 사업 구조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이들은 지난 12개월간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동시에 현금지출 규모도 늘어난 상태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엑(Chris Senyek) 수석 투자전략가는 지난달 안에 CFO가 사임하고, 구조조정이나 전략 변화가 일어난 기업들을 주식 매도의 타깃으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는 보잉(Boeing), 도어대시(DoorDash),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루멘텀(Lumentum), 에어로바이런먼트(AeroVironment), 블룸 에너지(Bloom Energy)가 꼽힌다.
블룸 에너지는 지난해 1,000% 가까이 급등한 대표적 종목이다. 이 회사의 주요 사업은 연료전지 판매로, 최근 AI 수요와 데이터센터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지난 4월 CFO 다니엘 베렌바움(Daniel Berenbaum)이 돌연 물러났고, 그 직전인 2024년에도 앞선 CFO 그레고리 카메론(Gregory Cameron)이 회사를 떠났다. 연이은 CFO 이탈은 재무 대응과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화로 월가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금 유출, 투자 확대… 단기 매도 분위기 강해져
시장 자료에 따르면 블룸 에너지의 올해 매출은 17억 7,000만 달러(약 2조 4,000억 원)에 이르고, 내년에는 21억 9,000만 달러(약 3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올해 현금 유출액은 3,400만 달러(약 470억 원)로, 내실보다는 외형 성장에 집중한 양상을 보인다. 내년에는 설비투자가 1억 400만 달러(약 1,430억 원)까지 늘며 현금 흐름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월가에서는 “폭발적인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현금 흑자 전환이 지연되고 있는 점이 단기 매도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어대시와 보잉도 비슷하게 CFO 이탈과 비용 증가, 실적 불확실성에 직면했고, 단기 조정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 나온다.
물가·금리·빅테크 투자 변수… 투자자 주의 분위기 퍼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경기회복을 위해 금리 인하를 추진하는 동시에,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로 집계됐다. 이는 연준 목표(2%)보다 1%포인트 높다.
울프 리서치는 “관세 부담과 인플레이션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 폭을 줄일 수 있고, 경제 성장률 둔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줄인다면 이와 관련된 종목들의 매출 전망도 낮아질 수 있다. 이런 요인 때문에 최근 월가에서는 주가가 급등한 종목을 단기적으로 현금화하거나 매도하는 전략이 두드러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사업 구조 변동과 CFO 이탈이 겹친 종목은 기업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며 단기 매도세가 강해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